[아시아경제 온라인이슈팀] 친아버지로부터 성폭행을 당한 괴로움을 견디지 못한 20대 여성이 스스로 생을 마감하고, 언니와 똑같은 악몽을 겪어야 했던 여동생도 투신을 시도한 비극이 발생했다.
24일 경찰에 따르면 지난달 6일 한남대교에서 투신을 시도하려던 여성 A씨가 가까스로 구조됐다.
이 여성은 악몽, 불면증, 우울증에 시달리다 이 같은 극단적인 선택을 하려했던 것으로 조사됐다. 자칫 심리적 불안감을 호소하던 여인의 자살시도 사건으로 끝맺을 뻔한 사건은 수사기관의 추적으로 그 면모가 낱낱이 드러났다.
경찰의 A씨가 아버지로부터 성폭행 당한 기억 때문에 자살을 시도했다는 충격적인 사실을 확인했다. 더 놀라운 것은 A씨 뿐 아니라 그의 친언니 B씨 역시 어릴 때부터 성폭행을 당해왔던 것으로 밝혀졌다.
하지만 B씨는 지난해 5월 이미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2013년 5월 한 라디오프로그램에 "절대 자책하지 마세요. 그건 나의 잘못이 아닙니다. 절대 자신을 미워하지 마세요. 학대하지 마세요…"라는 사연을 보내기도 했던 B씨는 우울증과 외상 후 스트레스에 시달리다 25세의 나이에 스스로 생을 마감했다.
친아버지 C씨는 B씨가 4살 때부터 성추행하는 등 2007년까지 14년간 지속적인 추행과 성폭행을 반복했다.
C씨는 부인이 출근한 시간대를 이용해 "아빠와 함께하는 병원 놀이"라는 거짓말로 성적 가치관이 정립되지 않은 자매를 상대로 성범죄를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다. A씨 역시 2001∼2003년 상습적으로 성추행과 성폭행을 당했다.
이를 참다 못한 큰딸이 친할머니에게 피해 사실을 털어놨지만, 오히려 외부에 알리지 말 것을 강요받았고 주변에 도움의 손길을 요청하지 못했다. 2006년 부인과 이혼하면서 두 딸과 떨어져 살게 된 후에도 C씨는 '반항하면 동생도 가만두지 않겠다'고 언니를 협박, 성폭행을 계속했다.
B씨가 피해 사실을 처음으로 외부에 알린 건 성년이 되고 나서였다. 이후 4년을 정신과 병원과 성폭력상담소를 다니며 치료와 상담을 받았지만, 후유증을 견디기에는 아픔이 너무 컸다.
자매의 친아버지인 C씨는 현재 경찰 조사에서 두 딸을 성폭행한 혐의에 대해 완강히 부인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C씨를 성폭력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 혐의로 구속했다.
경찰 관계자는 "성폭력 피해를 당할 경우 가족 간의 일이라고 해서 숨기지 말고 가까운 지역 해바라기센터 또는 지역 성폭력상담소를 찾아달라"고 말했다.
온라인이슈팀 issu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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