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로·광화문 인근 지점, 문 열자마자 '대기순번'…"점심시간 대거 몰릴 것"
[아시아경제 조은임 기자]안심전환대출 출시 첫 날인 24일 오전 9시. 직장인들이 많은 서울 종로와 광화문 인근 은행에는 상담을 받기 위한 발걸음이 이어졌다. 은행이 갓 문을 연 이른 시간이어서 붐비진 않았지만, 안심전환대출 전용 창구에서는 이미 대기번호를 나눠주고 있었다.
종로구에 위치한 씨티은행 본점 영업점은 개인대출상담 창구 4곳을 전부 안심전환대출 전용으로 운영했다. 조기소진 우려가 나올 만큼 첫 날 수요가 크게 몰릴 것을 대비한 것이다. 상담 시간을 줄이기 위해 대기 중 대출 시점과 연체 여부 등 요건을 나열한 14개의 체크리스트도 작성하도록 조치했다.
지점 직원은 "한도액이 정해져 있어 거의 선착순이라고 봐도 무방하다"며 "점심이후에는 인근 직장인들이 크게 몰릴 것으로 보여 만반의 준비를 했다"고 설명했다.
변동금리 주택담보대출을 2%중반대의 고정금리 상품으로 전환할 수 있는 안심전환대출에 대한 직장인들의 관심은 상당했다. 2년전 7억5000만원짜리 경기도 분당시 판교 아파트를 담보로 4억원을 대출받은 직장인 서현욱(가명·42세)씨도 아침 일찍 이곳을 찾았다. 4%대의 금리를 적용해 매월 130만원의 가량의 이자를 부담하고 있는데, 미래를 생각해 원금상환의 필요성을 느껴서다. 창구의 상담 직원은 서씨가 금리 2.65%의 만기 30년 기본형으로 안심전환대출을 신청하게 되면 매월 납부하는 금액이 약 161만원으로 늘어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서씨와 비슷한 조건이지만 원금 분할 상환 부담에 안심전환대출로의 전환을 고사한 경우도 있다. 직장인 김정현(가명·40세)씨는 서울 성동구 소재 아파트를 담보로 4억원을 대출받아 현재 128만원을 매달 이자로 내고 있지만, 상담결과 안심전환대출을 신청하지 않기로 했다. 한참 성장 중인 두 자녀의 교육비만으로도 향후 몇년은 허리띠를 졸라매야 하기 때문이다.
향후 금리 인하 가능성에 전환을 고민하는 사람들도 나왔다. 3500만원을 대출 받은 임영훈(가명·48세)씨는 안심전환대출(20년 기본형·2.65%)로 전환할 경우 월 납입액이 10만원에서 18만원으로 늘어나게 되는데, 향후 금리인하를 염두에 두고 결정을 고민 중이다. 향후 금리가 더 낮은 대출상품으로 다시 갈아타게 될 경우 최대 1.2%의 중도상환 수수료를 물어야 하는데다, 장기 고정상품인 안심전환대출 금리가 2%초반대로 낮아질 경우 상대적으로 손해를 볼 수도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안심전환대출은 원리금 상환으로 월 부담액이 커지는 만큼 부담능력을 가장 크게 고려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창수 하나은행 서압구정 골드클럽 PB센터장은 "안심전환대출은 부담능력에 따라 수요자가 결정될 것"이라며 "이 때문에 10년, 15년보다 20년 이상의 상환기간을 택하는 이들이 많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날 16개 시중은행에서 일제히 출시된 안심전환대출이 출시 1시간 만에 총 7810억원이 승인된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위원회는 24일 "안심전환대출이 오전 10시 기준으로 5941건이 승인됐고, 승인액은 7810억원으로 집계됐다"고 발표했다.
조은임 기자 goodn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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