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양낙규 기자] 천안함 함장이었던 최원일(해사 45기) 중령이 5년 만에 침묵을 깨고 입을 열었다.
22일 최 중령은 "약 2년을 지휘하면서 유난히 단합이 잘 되고 바다에서는 용맹스러웠고 믿음직했던 사랑스러운 우리 부하 중 46명은 하늘나라로 떠나가고 57명은 슬픔과 상처를 안고 지내고 있음에 함장으로서 무한한 책임을 느낀다"며 "눈을 뜨나 감으나 기쁠 때나 슬플 때나 한시도 잊은 적이 없다"고 말했다.
침몰할 당시 그는 구조용 보트 탑승을 거부했다. 승조원 46명을 못 찾은 상태였기 때문이다. 결국 그는 부하들의 강한 만류에 마지막으로 구조용 보트에 올랐다.
천안함 피격사건이 엊그제처럼 생생하다는 그는 "함장은 끝까지 배와 배에 남아 있을지 모를 부하들과 함께해야 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라며 당시를 회상했다.
최 중령은 천안함 침몰 당시부터 북한의 어뢰 공격을 받은 것으로 확신했다고 한다. 천안함이 북한의 어뢰공격으로 침몰했다는 민군 합동조사단의 발표를 믿지 못하는 국민이 여전히 있는 것에 대해도 아쉬움을 드러냈다.
그는 "우리 배가 있었던 곳이 서해 북방한계선(NLL)을 코앞에 둔 최전방 해역이었고, 천안함과 같은 초계함을 두 동강 낼 수 있는 무기체계는 어뢰밖에 없다"며 "대한민국 군함에 어뢰공격을 감행할 집단이 북한 외에 이 지구상에 또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현재 최 중령은 해군 교육사령부에서 종합전술훈련 대대장을 맡고 있다. 그는 "적 잠수함 공격을 경험한 만큼 최대한 장병들이 실전을 경험할 수 있도록 훈련 프로그램을 구성하고 있다"며 "지휘관을 포함한 장병 모두 잠수함을 잡겠다는 결의가 대단하다. 적이 다시 도발한다면 반드시 격침되고 말 것"이라고 강조했다.
양낙규 기자 if@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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