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부터 포스코건설 전·현직 임원 소환 조사…"혐의 두고 있는 비자금 규모는 100억원대"
[아시아경제 류정민 기자, 박준용 기자]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부장검사 조상준)는 비자금 조성 의혹을 받는 포스코건설 전·현직 임원들을 지난 15일부터 소환해 조사하고 있다고 16일 밝혔다.
검찰이 조사하고 있는 대상은 포스코건설 현직 임원도 포함돼 있다. 검찰은 조사 대상자의 신분이 참고인인지, 피의자인지에 대해서는 단정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검찰이 물밑에서 비자금 의혹 수사에 속도를 내면서 피의자 신분 조사 가능성도 커진 상태다.
검찰은 베트남 건설사업 추진이나 관련 회계업무 등을 담당했던 전·현직 포스코건설 관계자들을 조사실로 불렀다. 논란의 핵심 인물 중 하나인 포스코건설 베트남법인장을 지낸 박모 상무도 소환된 이들에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박 상무 등을 상대로 100억원대의 돈을 조성한 방법 등을 회계장부에 투명하게 반영하지 않은 경위와 자금의 사용처 등을 집중 추궁한 것으로 알려졌다.
포스코건설 측은 내부 감사 결과 해당 금액이 해외 발주처 리베이트 명목 등으로 사용됐다는 입장이지만 검찰은 일부 금액이 국내로 들어왔을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검찰의 포스코건설 비자금 의혹 수사는 새해 들어 첫 번째 대기업 수사로서 이완구 국무총리가 ‘부패와의 전쟁’을 공언한 직후 이뤄졌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검찰은 내사 단계에서 포스코건설을 둘러싼 각종 비리 첩보를 수집해 놓은 상황에서 조사를 진행한 뒤 지난 13일 전격적인 압수수색을 단행한 것으로 관측된다.
검찰 관계자는 “포스코 건설 비자금 조성액수가 각 언론사에 따라 200억도, 300억도 언급된다. 현재 혐의를 두고 있는 부분은 100억대”라고 설명했다.
검찰은 비자금 액수를 둘러싼 확대 해석을 경계하면서도 100억원이라는 거액의 비자금 조성 혐의가 있음을 간접적으로 시인했다.
검찰은 실무 책임자 소환 조사를 끝낸 이후 총괄 책임자 소환조사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결국 100억대 비자금이 현실로 드러날 경우 비자금 유통 경로가 검찰 수사의 초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검찰은 거액의 비자금 조성이 실무 책임자선에서 이뤄졌을 가능성은 낮게 보고 있다. 검찰 수사와 관련해 관심을 집중시키는 인물은 포스코건설 정동화 전 부회장이다. 그는 이명박 정부 실세와의 ‘연결고리’ 역할을 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검찰 수사는 결국 정준양 전 포스코 회장에 초점을 맞출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정준양 전 회장은 이명박 정부가 공을 들여 포스코 수장에 앉히려했던 인물이라는 점에서 전임 정부로 비자금이 흘러 들어갔는지 여부가 관심의 초점이다.
검찰 관계자는 “수사는 시작단계”라면서도 “검찰은 보이지 않는 곳에서 바쁘게 움직이고 있다”고 여운을 남겼다.
류정민 기자 jmryu@asiae.co.kr
박준용 기자 juneyo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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