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종길 기자]여자프로농구 플레이오프에 나서는 세 구단이 총력전을 예고했다. 한국여자농구연맹(WKBL)이 12일 서울 영등포구 63컨벤션센터에서 진행한 플레이오프 미디어데이에서 우승을 향한 열망을 드러냈다. 출사표에는 자신감이 가득했다.
춘천 우리은행을 정규리그 우승(28승7패)으로 이끈 위성우 감독은 “챔프전에 직행해서 두 팀보다 한결 여유가 있다”고 했다. 그는 “어느 팀이 올라올 줄 모르지만 착실히 준비하겠다. 있는 힘을 다 빼고 올라왔으면 한다”고 했다. 변수로는 이승아를 꼽았다. 발목을 다쳐 한 달여를 결장했는데 여전히 컨디션이 좋지 않다. 위 감독은 “챔프전에서 경기력을 제대로 보여줄 수 있을지 걱정된다”면서 “결국은 임영희, 샤데 휴스턴, 샤샤 굿렛 등 주축들이 제 몫을 해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플레이오프에서 청주 국민은행을 상대하는 인천 신한은행의 정인교 감독은 “정규리그에서 소기의 목적을 달성했다”며 “주장 최윤아를 비롯한 선수들이 챔피언에 대한 강한 열망을 보인다. 예전의 명성을 되찾을 수 있도록 최대한 뒷받침하겠다”고 했다.
신한은행은 2007년부터 6년 연속 통합우승(정규리그·챔피언결정전 우승)을 차지했지만 2012년 뒤 기세가 한풀 꺾였다. 왕좌는 우리은행에게 넘어갔다. 2008년부터 4년 연속 꼴찌에 머물렀지만 2012-2013시즌부터 2년 연속 통합우승을 달성했다. 올 시즌에는 3연속 정규리그 우승도 이뤘다.
그 자리를 탐내는 정 감독은 카리마 크리스마스에게 기대를 걸었다. 그는 “정규리그를 반 이상 혼자 뛰어 체력적 부담이 있겠지만 끝까지 잘 해주리라고 믿는다”며 “첫 경기에 모든 걸 쏟아 붓겠다”고 했다.
지난 시즌 플레이오프에서 신한은행에 발목을 잡혔던 국민은행은 컨디션 회복을 앞세워 복수에 나선다. 서동철 감독은 “지난 시즌 탈락한 뒤 단 하루도 편하게 잠을 잔 적이 없다”며 “1년 동안 많은 땀을 흘렸다. 그 대가를 찾겠다”고 했다. 그는 “선수들이 그동안 롤러코스터와 같은 경기력을 자주 보였다. 3점슛이 주 무기이다 보니 경기력에 기복이 있던 게 사실”이라면서 “정규리그 마지막 네 경기에서 최악의 경기를 보였다. 롤러코스터는 항상 내려가지 않는다. 이제 올라갈 시점이 됐다”고 확신했다.
고려대 재학 시절 한 방을 썼던 후배 정인교 감독에게 뜨거운 입담도 과시했다. “그때 동고동락하면서 술을 많이 사줬잖니. 술값을 생각해서라도 이번엔 양보해라.” 정 감독도 지지 않았다. “그때 인간적으로 잘해주셨지만 고생을 많이 했습니다. 이번에는 제가 괴롭혀 보겠습니다.”
이종길 기자 leemean@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