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오진희 기자] 불법복제 피규어를 판매한 부산지역의 한 유통업자가 불구속 입건됐다. 저작권법을 위반한 불법복제 피규어 단속의 최초 사례다. 피규어는 애니메이션이나 영화, 게임, 만화 등의 등장인물들을 플라스틱, 금속 등으로 제작한 것을 뜻한다.
문화체육관광부 저작권 특별사법경찰은 지난 달 26일 부산지역 소재 유통업체에 대한 압수수색을 실시해 인기 애니메이션인 ‘원피스’의 캐릭터 불법복제 피규어 1746개를 비롯해, 불법복제 메모리 카드(마이크로 SD카드) 280개, 관련 인쇄물 등 총 4408개의 물품을 압수하고 유통업자 A 씨를 불구속 입건했다고 12일 밝혔다.
‘원피스’는 국내에서 케이블텔레비전을 중심으로 방송되고 있는 애니메이션으로, 등장인물의 캐릭터가 피규어로 제작돼 국내에서 널리 판매되고 있다. 정품 피규어의 가격은 상품의 크기에 따라 1만원에서 13만원에 이른다.
불구속 입건된 유통업자 A씨는 지난 해 8월부터, 국내로 수입된 원피스 캐릭터 불법복제 피규어를 확보한 후, 이를 자신이 직접 제작한 캐릭터 인쇄물과 함께 플라스틱 용기에 포장해 네이버 블로그나 경품 게임기(일명 ‘뽑기’ 경품기) 등을 통해 유통시키거나 소매 업체에 판매해왔다.
또한 이번에 불법복제 피규어와 함께 압수한 메모리칩은 최근 중·노년층 사이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이른바 ‘효도라디오’에 삽입되는 것으로, 확인 결과 1개의 칩에 최대 6000곡, 압수한 메모리칩 전체에는 68만여 곡에 이르는 음원이 불법으로 복제돼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문체부 관계자는 "이번 단속은 저작권법을 위반한 불법복제 피규어 유통에 대한 최초 수사로, 동일한 유통 사례가 전국적으로 많이 있을 것으로 보고 이에 대한 지속적인 단속을 실시하고 정품 이용문화 인식을 확산하는 데 계속 주력해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오진희 기자 valer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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