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퇴 후 각각 단국대·국민대서 후학 양성
[아시아경제 이윤주 기자] 금융·경제 분야와 법조계에서 각각 30년 이상의 관록을 자랑하는 두 '거물'이 은퇴 후 후학 양성에 동시에 나서 눈길을 끈다. 이번 학기 국민대와 단국대에 석좌교수로 나란히 임용된 최수현 전 금융감독원장(59)과 신영철 전 대법관(61)이 주인공이다. 최 전 원장은 경영대학에서, 신 전 대법관은 법과대학에서 특강과 전공수업 등을 통해 학생들을 만나게 된다.
1982년부터 재무부 등에 몸담았던 최 전 원장은 금융정보분석원장을 거쳐 2011년 금융감독원으로 자리를 옮겼다. 금감원에서는 수석부원장을 거쳐 원장을 지내다 지난해 11월 퇴임했다. 국민대는 "최 석좌교수가 지난 33년간 경제 분야 공직자로 금융 및 경제 현상을 분석하고 재정 정책을 수립한 점을 높이 평가했다"며 "이는 학생들이 금융과 회사 경영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임용 배경을 밝혔다.
최 석좌교수가 이번 학기 맡게 된 '기업경영 세미나'는 현대 경제의 중추 시스템인 금융 및 국내외 금융회사 경영에 관해 연구하고 토론하는 수업이다. 금융의 역사 및 역할, 금융시스템, 국내외 주요 금융회사 경영, 국내외시장 및 산업 동향 등에 대한 탐구와 분석을 통해 글로벌 금융현장에서 적응력을 높이고 문제 해결능력을 배양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금융의 역사에서 출발해 금융시스템과 법제, 금융위기, 한국금융의 현재와 미래를 살펴보고 강의 후반부에서는 외국의 금융시장과 제도, 금융 커리어와 윤리 등을 다루게 된다.
이번 학기에 최 석좌교수의 강의를 신청해 지난주 첫 수업을 들은 경영학과 3학년 김소영(22)씨는 "금융기관 취업 등에 관심 있는 고학년 학생들이 주로 수강하고 있는데 교수님이 수업 중 참여하고 발언할 수 있는 기회를 많이 주신다"고 말했다. 김씨는 "실무 최전방에 계셨던 분인 만큼 이론적인 피드백이 아니라 실무적으로 적용 가능한 설명을 해주시는 점이 가장 만족스럽다"며 "앞으로 현직에 계신 분들을 강의에 초청해 직접 만날 수 있는 기회까지 마련된다고 하니 더욱 기대가 된다"고 덧붙였다.
단국대학교 석좌교수로 부임하게 된 신영철 전 대법관은 이번 학기에는 정규 강의가 아닌 특강 등으로 학생들을 만난다. 이후 2학기부터 대학원 강의를 전담할 예정이다.
신 전 대법관을 임용한 단국대학교 법과대학은 특성화사업으로 'BK21플러스 지식재산·정보보호법 사업단'을 운영하며 법문서 작성, 모의재판 등 다양한 교과목을 정규 교과과정에 포함해 이론과 실무를 겸비하는 법학교육을 지향하고 있다. 법과대학 관계자는 "신 석좌교수가 오랜 법관생활을 통해 축적한 경험을 바탕으로 학생들의 학문적·실무적 역량을 높이는 데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대전고, 서울대 법대를 나와 사법시험 18회(사법연수원 8기)로 공직에 입문한 그는 1981년 서울지방법원 남부지원 판사를 시작으로 서울중앙지방법원장을 거쳐 대법관을 역임하고 지난 2월 퇴임했다.
이윤주 기자 sayyunju@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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