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선미 기자]중국 환경오염의 실태를 적나라하게 파해친 다큐멘터리 '돔 지붕 아래서'가 중국 내 주요 동영상 사이트와 언론사 홈페이지에서 일제히 삭제됐다고 영국 BBC뉴스가 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중국 최대 영상사이트 '유쿠'에서 해당 다큐멘터리를 조회하자 "죄송합니다. 요청하신 페이지를 찾을 수 없습니다." 라는 메시지가 떴다. 포털사이트에서 검색이 가능했던 다큐멘터리 링크도 차단됐고 적극적으로 다큐를 소개했던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人民日報) 홈페이지에서도 영상이 사라졌다.
중국 중국 공산당 중앙선전부가 최근 다큐멘터리 영상 인터넷 접속 차단을 명령했으며 언론사들에도 관련 보도를 하지 말 것을 직접 지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 최대 정치행사인 양회(兩會)에서 환경오염 이슈가 심층적으로 다뤄지고 있고, 리커창(李克强) 총리가 국민생활을 망치는 환경오염 문제 해결을 위해 더 많은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약속한 것과 정반대 행보다. 천지닝(陳吉寧) 중국 환경보호부 부장(장관)은 전국인민대표회의(전인대)에서 대기오염 개선에 대한 관심과 자신감을 피력했었다.
'돔 지붕 아래서'는 전직 CCTV 간판 앵커 차이징(柴靜)이 지난 1년 중국 각지와 미국, 유럽 등 외국을 현장 취재해 만든 103분짜리 다큐멘터리다. 중국 대도시에서 일상화된 스모그의 위험성을 일깨우고 환경보호 의무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는 대형 국유 에너지기업을 비판하는 내용 등으로 구성됐다. 지난달 28일 공개된 이 다큐멘터리는 공개 이틀 만에 클릭수 1억건, 댓글 10만건이 나올 정도로 중국 사회에 큰 반향을 이끌었다.
이에 대해 서방 언론들은 중국 정부가 환경 문제 해결에 초점을 맞추고 있으면서도 다큐멘터리의 반향이 크자 이를 민감하게 받아들이고 다큐멘터리 접속을 차단한 것이라고 풀이했다.
박선미 기자 psm82@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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