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정부가 어제 올해 경제성장률 목표치를 지난해보다 0.5%포인트 낮춘 7% 안팎으로 제시했다. 24년 만에 가장 낮은 성장률(7.4%)을 기록한 지난해보다 더 낮춘 목표치다. 중국이 초고속 성장시대를 끝내고 중속 성장으로 접어드는 '신창타이(新常態ㆍ뉴노멀)시대'를 맞고 있는 것이다.
지난 10년간 연평균 10%의 경제성장을 구가한 중국은 2012년 8%대 경제성장률 유지를 포기하고 7.5% 성장 목표를 세운 데 이어 이번에 다시 7% 성장률 유지로 목표를 한 단계 낮췄다. 중국 정부는 창업 열기 확산과 재정 투자 확대로 성장 엔진을 덥히겠다고 밝혔지만 고성장의 피로와 실업자 증가, 부동산 경기침체 등 경제 상황을 고려할 때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올해도 목표를 달성하지 못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예견된 일이긴 하지만 중국 정부의 감속 성장 공식화는 한국 경제에도 엄중한 물음을 던진다. 중성장시대 중국시장에 대응하는 전략이 무엇이냐는 게 그것이다. 중국은 올해 수출입 증가 목표치를 지난해(7.5%)보다 크게 낮은 6% 안팎으로 정했다. 수출의 25% 이상을 중국에 의존하는 우리에게는 반가울 리 없는 소식이다. 이미 대중 수출은 지난해 전년 대비 0.5% 증가하는 데 그치는 등 적신호가 켜졌다. 올해 들어서는 지난 2월에 무려 7.7%나 감소했다. 수출액도 36개월 만에 처음으로 100억달러 아래로 내려갔다.
문제는 이 같은 대중 수출 감소세가 한두 해에 그치는 일시적 현상이 아닐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다. 중국 국무원 산하 국가발전개혁위원회는 내년부터 2020년까지 평균 성장률이 6.5%까지 낮아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저성장에 따른 대중 수출 감소가 뒤따를 전망이다.
한중 자유무역협정(FTA)의 타결도 기댈 언덕이 되기에는 부족하다. '적게 주고 적게 받는' 낮은 수준의 개방을 택한 탓에 석유화학ㆍ철강ㆍ승용차와 같은 주력 수출품의 중국 관세장벽을 허무는 데는 실패했다.
최대 교역 상대국인 중국의 고속 성장시대 마감은 우리에게 새로운 전략을 요구한다. 단순 수출을 넘어서 시장을 넓고 깊게 공략해야 한다. 예컨대 중국 정부가 대규모 재정을 투입하는 철도건설과 상수도 시설 확충과 같은 국책사업은 새로운 기회가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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