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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연ㆍ가공 이분법 틀려”…식품불안 퇴마사 최낙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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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SGㆍHVP 등 첨가물은 자연에 있는 성분이고 무해…‘좋은 식품’ 집착ㆍ숭배가 문제

[아시아경제 백우진 기자] 소셜 미디어 네트워크(SNS)에서 허브 역할을 하는 분들이 있습니다. 이 분들은 자신의 영역에서 갖춘 전문성을 바탕으로 사이버 공간에서 많은 사람들과 지식과 의견을 나누고 있습니다. 아시아경제가 소셜 허브를 인터뷰해 소개합니다.


식품 전문가 최낙언(50ㆍ사진) 씨는 최근 제기된 HVP 비판에 대해 “소비자단체가 공격 대상을 MSG에서 HVP로 바꿔 불안을 부추기고 있다”고 말했다.

“천연ㆍ가공 이분법 틀려”…식품불안 퇴마사 최낙언 최낙언 시어스 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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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VP가 꼼수라니= 그는 MSG가 해롭지 않은 것처럼 HVP 역시 무해한 물질이라고 설명했다. HVP는 탈지 콩 등 단백질 원료를 산으로 가수분해해 얻는 아미노산액이다. ‘식품과학기술대사전’에 따르면 HVP는 100여년 전 일본에서부터 쓰이기 시작해 현재 세계적으로 활용되는 천연조미료로 간장 원료, 국물 소스, 즉석 면, 수프 등 식품에 들어간다.


소비자단체 ‘소비자와 함께’는 지난달 말 제품 포장에 ‘MSG 무첨가’를 표기하거나 홈페이지 상에서 MSG 무첨가 마케팅을 펼치고 있는 12개 제품 중 8개에서 HVP 지표인 레불린산이 검출됐다고 밝혔다.

소비자와 함께는 MSG 무첨가 마케팅을 실시하고 있는 제품 중 요리에센스 연두(샘표), 베트남쌀국수, 새콤달콤유부초밥, 가쓰오우동, 직화짜장면(이상 풀무원), 비빔된장양념(CJ), 엄마는 초밥의 달인(동원), 삼채물만두(대림) 등에서 레불린산이 검출됐다고 열거했다.


식품업체들이 ‘MSG 무첨가’를 표시하게 된 데에는 우여곡절이 있다. 식품업체들은 MSG가 없다고 적지 않고 왜 MSG를 첨가하지 않았다고 할까. MSG는 자연적으로 존재하는 성분이다. 천연 식재료로부터 추출할 수 있다. 따라서 식품업체가 MSG를 첨가하지 않은 음식에서도 MSG가 함유될 수 있다. MSG 무첨가는 ‘우리 회사는 MSG를 첨가하지 않았지만 자연적으로 MSG가 함유돼 있을지는 모른다’는 뜻이다.


◆MSG 무첨가의 우여곡절= 이런 복잡하게 표현한 배경에는 MSG가 몸에 해롭다는 생각이 소비자들한테 널리 자리잡고 있다는 현실이 있다.


지난 3일 기자와 만난 그는 이 인식에 대해 MSG의 독성이 소금의 7분의 1에 불과하다는 연구 결과를 근거 중 하나로 들며 이렇게 설명했다.


“흔히 MSG라고 부르는 L-글루탐산나트륨은 글루타민산 한 분자와 나트륨 한 분자가 결합한 물질이고 우리 몸에 가장 흔한 분자의 결합입니다. 우리 몸에 가장 많고 기능도 많은 물질이 단백질인데 단백질을 구성하는 20가지 아미노산 중에서 압도적으로 높은 비율을 차지하는 것이 글루탐산이죠. 나트륨도 미네랄 중에서 우리 몸이 가장 많이 필요로 하는 물질입니다. L-글루탐산나트륨 유해성을 둘러싼 논란은 아무 의미가 없습니다.”


그는 자신은 MSG와 전혀 무관하다고 말했다. 그는 서울대ㆍ대학원에서 식품공학을 전공했다. 제과업체 연구소와 향료업체를 거쳐 2013년부터 음식 소스 업체 시아스의 연구소장(이사)을 맡고 있다.


최 소장은 “불량지식이 내 몸을 망친다”고 말한다. 이 말은 그가 처음 써낸 책의 제목이자 그가 소설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지속적으로 주장하는 사항이다.

“천연ㆍ가공 이분법 틀려”…식품불안 퇴마사 최낙언 .


최 소장은 자신의 업무와 연관은 있지만 직접적인 관련은 없는 분야에 뛰어든 계기에 대해 “한 TV 방송 프로그램을 보고 충격을 받았다”고 들려줬다. 그는 “식품 첨가물에 대해 100% 불량지식을 내보내는 것을 보고 사실을 제대로 알려야겠다는 마음을 먹었다”고 말했다.


"TV에서 인공 향료 액체에 불을 붙여 불꽃이 타오르는 모습을 보여줬는데, 인공 향료가 불에 탄다는 사실에 아무런 의미가 없을뿐더러 천연 향료를 태우면 그을음이 훨씬 심해요.”


◆사료 먹은 개가 더 장수= 최 소장은 천연식품은 좋고 가공식품은 천연식품에 비해 몸에 덜 좋거나 나쁘다는 이분법을 비판한다. 그는 “자연 그대로 섭취하는 쪽과 가공한 식품을 먹는 쪽을 비교하면 가공식품이 더 건강에 좋다”고 말했다. “사료를 먹인 반려 동물이 사람이 먹는 음식을 섭취한 반려 동물보다 오래 산다”고 예를 들었다.


그는 “세상의 모든 식품은 모두 식품일 뿐”이라며 “현대인에게는 음식의 종류가 중요한 게 아니라 적당량을 먹는 것이 중요하다”고 주장했다. 적게 먹으라는 말이다.


최 소장은 2009년 음식과 관련한 자료를 모아 제공하는 사이트(seehint.com)를 열었다. 매일 약 1000명이 이 사이트에 들러 식품 지식의 옥석을 가리는 데 도움을 얻고 있다. 그는 또 이슈가 나올 때마다 SNS에서 불량지식을 걸러낸다.


한국 사회에서 유독 심한 식품에 대한 근거 없는 불안과 공포에 대해 최 소장과 이야기를 나누었다.


- 식품 괴담이 지속적으로 발생하는 데 식품 전문가와 미디어, 식품회사, 소비자단체 등 여러 주체가 거드는 듯합니다.


“과연 식품전문가가 있기나 하는 것일까요? 대부분 전문가 아닌 사람이 전문가 행세를 하고 있는 현실입니다. 식품과 교수는 대부분 특별한 기능성 소재 같은 것이나 연구하지 일반인이 관심 있는 식품은 거의 연구하고 있지 않지요. 더구나 리스크 커뮤니케이션은 더욱 더 고민을 하지 않아서 효과적으로 국민 불안감을 줄여줄 전문가는 없는 것 같습니다.”

“천연ㆍ가공 이분법 틀려”…식품불안 퇴마사 최낙언 .


- 미디어는 불안을 부추기고 있죠.


“미디어는 과장된 정보에 현혹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한쪽은 불안을 과장하고 한쪽은 효능을 과장하는데 어디까지가 진실이고 어디까지가 과장인지 파악하지 못하고 그저 이슈를 쫓아 보도하다보니 소비자의 불안감은 더 커지는 것이죠. 요즘 소비자들은 이래저래 참 피곤한 세상을 살아가는 것 같습니다. 인터넷과 미디어에서 정보는 넘치는데 뭐가 진실이고 뭐가 과장인지 판단할 지혜를 갖추기는 힘들거든요.”


◆한국인 음식 숭배 심각= 최 소장은 한국인들의 뿌리 깊은 ‘음식 숭배’ 문화가 문제라고 비판한다. 그는 “모든 식품이 엉터리로 분류되고 있다”며 “세상에 있는 식품은 모두 보통 식품”이라고 주장했다.


“모든 식품은 모자랄 때 먹으면 약이 되고 지나치게 먹으면 해가 됩니다. 모든 식품은 적절히 먹어야 좋습니다. 세상에 장수하는 사람과 장수촌 이야기는 많지만 그들이 먹는 음식 어느 것도 공통적인 음식은 없습니다. 음식의 종류가 중요한 것이 아니고 어떻게 얼마나 먹느냐가 중요하다는 것이죠.


예전에는 지방이 지금은 탄수화물이 나쁜 성분의 대명사처럼 되고 있는데, 전혀 사실이 아닙니다. 그렇게 칭찬하는 비타민과 미네랄도 사실은 식품첨가물이고 첨가물 중에서 거의 유일하게 부작용 사례가 입증된 것들인데 이것들만 과장된 칭찬을 받고 있으니 아이러니 한 것이죠.”


- 그래도 MSG 등과 관련한 불량지식이 예전보다 줄어든 듯합니다.


“소통의 중요성이 얼마나 중요한지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 같습니다. 사실 특별히 MSG 안전성에 대해 새로운 사실이 밝혀진 것은 없고 예전부터 계속 이야기 되었던 것들입니다. 단지 소통만 적극적이고 효과적으로 바뀐 것이죠.


저의 경우도 사실은 MSG와는 전혀 무관한데, MSG에 대한 불량지식을 없애는 것이 식품첨가물과 식품에 대한 오해를 푸는 것의 시작이 될 것 같아서, 무엇을 어떻게 말해줘야 바르게 이해할 수 있을지 정말 고민을 많이 했습니다. 그래서 감칠맛의 원리, 왜 사용하고, 왜 그것을 넣으면 맛이 좋아지고, 어떤 기능을 하고, 어떤 오해와 진실이 있었는지 등 모든 이슈에 대해 정리해 한 권의 책으로 정리하기도 했지요. 그런 뒷받침이 있어서 인지 식품의약품안전처와 다른 전문가 분들도 예전과 달리 매우 자신감 있고 단호하게 이야기하기 시작했고, 그래서 많이 바뀌기 시작한 것 같습니다. 그 과정에서 여러 가지 비교와 비유가 등장했는데 그것이 나름 효과적이었던 것 같습니다.”


- 먹을거리의 불필요하거나 해로운 불안과 공포를 덜어내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전략적인 접근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예컨대 청소년 과학 교육에 식품 과목을 넣는 것처럼요.


“청소년에게 제대로 된 식품 교육은 정말 중요하고 효과적일 것 같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그런 프로그램이 없을 뿐 아니라 그것을 제대로 가르칠 사람이 없다는 것이 더 큰 문제입니다. 학교에서 그것을 가르칠 사람은 영양사나 과학 선생님 일 텐데, 그 분들부터 가공식품이나 첨가물에 대하여 오해하는 것이 많습니다. 그래서 엉터리 건강전도사들을 불러다 학생들에게 수업을 하지요. 학교에서 엉터리 정보를 가르치고 있는 셈입니다.”


<최낙언 소장 저서>
- 불량지식이 내 몸을 망친다
- 당신이 몰랐던 식품의 비밀 33가지
- 진짜 식품첨가물 이야기
- Flavor, 맛이란 무엇인가
- 감칠맛과 MSG 이야기
- 감각?착각?환각
- 과학으로 풀어본 커피향의 비밀




백우진 기자 cobalt100@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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