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병희 기자] 유럽의 은행 보너스 제한 규정 적용 대상을 대형 자산운용사로까지 확대하자는 제안이 나왔다.
유럽은행감독청(EBA)이 4일(현지시간) 공개한 은행 보너스 새 가이드라인에서 소형 은행과 대형 자산운용사도 더 이상 보너스 제한 규정의 예외가 되지 않을 것임을 밝혔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이 보도했다.
EU는 2013년에 주요 대형 은행 임직원의 보너스를 급여의 100% 이내, 주주 승인 하에 200% 이내로 제한하는 규정을 통과시켜 지난해부터 적용됐다. 하지만 규정 적용 대상이 대형 은행들에 한정됐고 영국의 경우 약 1000개 금융회사가 보너스 제한 규정의 예외를 적용받고 있다.
EBA는 이날 공개한 가이드라인에서 법률 전문가와 논의한 결과 보너스 제한 규정이 모든 금융기관에 적용돼야만 한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밝혔다.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도 보너스 제한 규정 확대 적용을 지지했다고 덧붙였다.
컨설팅업체 프라이스워터하우스쿠퍼스(PwC)의 존 테리 파트너는 "EBA가 모든 금융회사의 보너스를 제한하겠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며 "유럽 수천개 금융회사들에 상당한 변화를 주는 내용"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번 보너스 제한 규정 확대 제안이 유럽에서 상당한 반대를 초래할 수도 있다고 예상했다.
실제 유럽 금융 중심지인 영국에서는 정부와 중앙은행이 모두 보너스 제한에 불만을 갖고 있다. 영국 금융당국은 보너스 제한 규정이 은행의 고정급여 비용을 높여 은행들을 되레 위험에 빠뜨릴 수 있다고 주장한다.
실제 보너스 제한 규정이 적용된 후 일부 은행들은 임원들의 수당을 올려 보너스 제한에 따른 금전적 손실을 보상해주기도 했다.
이와 관련 EBA는 지난해 10월 수당도 급여와 동일하게 다뤄져야 한다는 입장을 밝히고 각국 금융기관들에 이에 따른 방침을 준수해줄 것을 요구했다. EBA는 이번에 새 가이드라인을 밝힌 성명에서도 보너스 외 은행의 '특별 보수(special payment)'에 대해서도 보너스 제한 수준에서 규제를 할 것이라고 재차 밝혔다.
EBA의 대변인은 많은 금융회사들에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점을 알고 있다며 EBA는 그 영향에 대한 평가 작업을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박병희 기자 nu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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