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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에서] '흡연경고 그림' 누가 지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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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지연진 기자]기자는 어린이집 CCTV 의무설치 법안과 흡연 경고그림 도입 법안이 꼭 국회를 통과되기를 기대했던 국민 중 한 명이다.


하지만 기대는 기대일 뿐이었다. 어린이집 CCTV 의무화 법안은 어린이집 보육교사 프라이버시 침해를 이유로, 흡연 경고그림은 도입의 효과성을 문제 삼아 각각 본회의와 법사위에서 처리가 무산됐다.

내년 총선을 앞두고 보육교사들과 흡연자들의 표심을 의식한 결과다. 국회 처리 무산 과정에선 이익단체들의 적극적인 설득(?)이 효과를 발휘했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담배회사들이 담뱃값 인상과 총선결과를 통계화한 자료로 국회의원들을 압박했다는 것이다.


그럼 주무부처인 복지부는 그동안 무엇을 했을까. 흡연 경고그림 도입 법안 논의 하루 전날인 지난달 23일 문형복 복지부 장관은 JW중외제약 당진공장을 찾았다. 박근혜 대통령의 중동 순방을 앞두고 해당 제약사의 사우디아라비아 수액 수출을 점검하기 위해서다. 여야 복지위원들 사이에서 흡연 경고그림 도입에 부정적인 기류가 흘렀던 시기다. 흡연 경고그림은 복지위에서 격론 끝에 간신히 상임위를 통과했다.

당시 장옥주 복지부 차관은 "여야 모두 흡연 경고그림에 찬성하는 줄 알았다"며 당황해 했다.


국민의 건강을 책임진 복지부가 해당 법안의 필요성을 적극 알리며 국회를 설득해야 했지만 정작 손을 놓고 있었다는 지적을 받을 수밖에 없는 대목이다.


어린이집 아동학대 대책과 건강보험료 부과체계 개편도 마찬가지다. 복지부는 주도적으로 정책을 밀어부치지 못하고 국회에 업무를 떠넘긴 형국이다.


내년은 총선이 있는 해다. 당장 올 하반기부터 국회는 총선 모드로 돌입한다. 올해 상반기 중으로 처리되지 않으면 표에 악영향을 줄 수 있는 법안들은 통과가 어렵다는 말이다.


공교롭게도 이날 복지부는 올해 정부부처 업무평가에서 '종합 1위'를 차지했다. 기초연금 도입과 4대 중증질환 보장성 강화 등 '복지'를 화두로 내세워 당선된 박근혜 대통령의 공약을 충실히 이행한 덕분이다. 시키는 것만 하면서 안위를 챙기기는 복지부보다 해야 할 일은 꼭 하는 복지부가 되길 기대한다.




지연진 기자 gyj@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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