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조유진 기자] 석달새 두차례 금리인하라는 중국발 훈풍에 시장에서는 호재론과 신중론이 맞붙고 있다. 중국의 경기부양 카드가 국내 증시 추가상승에 모멘텀이 될 것이란 긍정론이 힘을 얻고 있는 가운데, 위안화 약세로 그 효과가 제한적일 것이라는 신중론도 고개를 들고 있다.
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중국 인민은행은 지난달 28일 1년 만기 예금·대출 금리를 각각 0.25%포인트 내린 2.5%와 5.35%로 낮췄다. 지난해 11월21일에 이어 3개월만에 다시 금리를 내린 것이다.
이날 중국발 정책훈풍에 철·화·정 등 경기민감주들이 동반 강세를 보였다. 장 초반 포스코(0.56%)를 비롯해 LG화학, 롯데케미칼, S-Oil은 2~3%대 주가 상승률을 보이고 있다. 중국 정부의 경기부양 조치가 실적 개선 기대감으로 이어지며 투심을 끌어올린 것이다.
요우커 소비주들도 기대감을 모으는 종목군이다. 아모레퍼시픽(0.63%), 아가방컴퍼니(0.43%), 보령메디앙스(0.49%), 리홈쿠첸(0.98%) 등이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이밖에 중국 요우커들의 주요 소비 품목 관련주인 오리온, CJ제일제당, 영원무역, 엠케이트렌드, 휠라코리아 등도 모멘텀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안기태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 금리인하가 투자보다는 상대적으로 소비 부문의 효과가 크게 나타날 것"이라며 "중국의 금리인하를 통해 한국의 대(對)중국 소비재 수출에도 수혜가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단기랠리 이후 차익매물 출회에 따라 조정흐름을 받게 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S-Oil, LG화학, 롯데케미칼 등은 주가가 최근 바닥에서 30~50%대 뛴 만큼 추가 상승폭은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된다. 이남룡 삼성증권 연구위원은 "이번주 중 코스피 2000선 돌파 시도를 전후로 차익실현에 나서는 조정흐름이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일각에서는 이번 중국 금리인하에 따른 위안화 절하가 한국 수출에는 악재가 될 것이라는 신중론도 제기되고 있다. 이남룡 연구위원은 "중국이 IT전자와 조선 일반기계를 중심으로 한국 기업들과 수출 경쟁구도를 형성하고 있는 현 상황에서 위안화 약세는 우리 기업들에 부담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산업 구조개혁에 힘이 빠지면서 철강ㆍ화학ㆍ정유 기업들의 공급과잉 이슈 해소에 부정적 영향을 줄 것이란 전망이다.
박기현 유안타증권 리서치센터장도 "양회 기간 이전에 단행된 중국 금리 인하는 성장 둔화에 대한 중국정부의 고민이 드러나는 대목"이라며 "국내 수출 관련주들에게 고민스러운 뉴스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허재환 KDB대우증권 연구원은 "위안화 약세 추세가 올해 중반 진정되면서 한 수출도 점차 개선될 전망"이라며 "한국의 대중 수출은 환율보다는 성장률이 보다 중요한 변수가 될 것"이라고 평했다.
조유진 기자 tin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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