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bar_progress

글자크기 설정

닫기

[사이언스 포럼] R&D 혁신, 다름에 대한 이해에서 출발하자

시계아이콘01분 38초 소요

[사이언스 포럼] R&D 혁신, 다름에 대한 이해에서 출발하자 오현환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 정책기획실장
AD

'연구개발(R&D) 혁신'이 다시 화두다. 경제혁신을 위해서는 기술혁신이 필요하다는 당위론이나 국내총생산(GDP) 대비 R&D 투자 세계 1위에 비해 성과는 저조하다는 비판의 관점에서도 R&D 혁신에 대한 요구와 필요성은 높기만 하다.
 R&D 혁신에는 오래된 딜레마가 있다. 혁신에 대한 요구는 연구자의 경우 R&D 시스템 효율화에 있는 데 비해 국민, 국회 등 외부는 더 나은 성과를 요구한다. 반면 혁신을 위한 방법의 선택은 과학기술계 내부는 성과제고를 위한 효과성을 강조하고 외부는 중복제거, 연구비 투명성 등 효율성에 집중하고 있다.
 R&D는 어느 분야보다도 이해관계자가 많다. 혁신주체는 크게 산ㆍ학ㆍ연ㆍ관으로 분류된다. 산(産)은 대ㆍ중견ㆍ중소기업ㆍ창업기업ㆍ성숙기업 등으로, 학(學)은 신진ㆍ중견ㆍ리더급 연구자와 수도권ㆍ지방ㆍ특성화 대학 등으로, 연(硏)은 공공(연)ㆍ민간(연)으로, 관(官)은 관리부처와 집행부처ㆍ중앙부처ㆍ지방자치단체 등이 있다. 연구대상은 더 다양하다. 다양한 기술분야에 다시 기초, 응용, 개발연구 등으로 구분된다. 이들이 모두 다른 이해와 요구를 가지고 있다.
 이러한 R&D 혁신의 딜레마를 풀 수 있는 해답은 무엇일까. 다양한 해법이 있을 수 있겠으나 필자는 '다름'에 대한 이해에서 그 답을 찾고자 한다. 남녀의 차이를 명확하게 인식할 때 진정한 사랑을 이룰 수 있음을 깨닫게 해준 존 그레이의 '화성에서 온 남자, 금성에서 온 여자'처럼 R&D 혁신도 혁신주체 간의 다름을 인식할 때 진정한 혁신이 이뤄질 수 있다.
 R&D 성과의 사업화 과정을 보면 '다름'에 대한 이해가 얼마나 중요한지 알 수 있다. 우선 연구자는 연구에 매진해 우수한 연구성과를 기업에 이전한다. 기업은 이전받은 기술을 상용화하려니 보완해야 할 것이 많다. 기업은 연구자에게 상용화 기술개발까지 지원해 주길 바란다. 그렇지만 연구자는 우수한 연구 성과를 상용화하지 못하는 것을 안타까워할 뿐 본인이 하고 싶은 또 다른 연구에 매진한다. 이것이 당연한 그들의 이해와 요구다.
 이러한 '다름'에서 나오는 결과는 우리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크다. R&D 성과의 기술이전율은 2008년 22.2%에서 2012년 27.1%로 증가했지만 기술이전 건당 기술수입료는 미국의 13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 대학의 기술이전율도 미국 25.4%, 일본 18.9%에 비해 우리는 16.4%의 기술만이 이전되고 있는 현실이다.
 이성 간 차이를 극복하고 사랑에 골인하기 위해서 이해와 소통의 가교 역할을 하는 커플매니저도 중요하듯이 R&D에서도 기획단계에서 기업, 즉 시장의 수요가 반영될 수 있도록 하고 사업성 평가와 사업화 전략을 지원하는 사업화 코디네이터가 참여해야 한다. 또한 기술거래장터 등 기술과 수요의 만남의 장을 활성화하고 사업화 초기장벽 극복을 위한 자금지원도 강화돼야 한다. 연구개발, 상용화기술개발, 시제품 제작, 시장 테스트 등 사업화 전 단계를 지원하는 사업화연계연구개발(R&BD)사업과 사업화를 목표로 하는 과제, 기업체 주관 과제를 확대할 필요가 있다. 이러한 대안은 물론 연구자와 기업의 요구와 입장에 근거해야 한다.
 현재 미래창조과학부를 중심으로 R&D 혁신방안이 수립 중에 있다. 장관은 지금이 R&D 혁신의 '골든타임'이라고 하며 절박함과 자기혁신을 강조하고 있다. 3차례에 걸친 토론회와 다양한 연구현장의 의견 청취도 직접 진두지휘하고 있다. '다름'에 대한 이해, 즉 혁신주체의 의견을 먼저 청취하고 이를 감안해 산학연 주체의 협력을 도모함으로써 기술개발이 사업화로 이어지는 선순환 생태계를 조성할 수 있는 R&D 혁신 방안을 만들어 가고 있는 것이다. 시스템 효율화와 성과 제고는 결코 동시에 해결할 수 없는 난제(難題)가 아니다. 골든타임을 놓치기 전에 R&D 혁신의 딜레마가 극복되기를 기대해 본다.




오현환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 정책기획실장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AD
AD

당신이 궁금할 이슈 콘텐츠

AD

맞춤콘텐츠

AD

실시간 핫이슈

AD

놓칠 수 없는 이슈 픽

  • 25.12.0209:29
    자식 먹이고자 시도한 부업이 사기…보호망은 전혀 없었다
    자식 먹이고자 시도한 부업이 사기…보호망은 전혀 없었다

    "병원 다니는 아빠 때문에 아이들이 맛있는 걸 못 먹어서…." 지난달 14일 한 사기 피해자 커뮤니티에 올라 온 글이다. 글 게시자는 4000만원 넘는 돈을 부업 사기로 잃었다고 하소연했다. 숨어 있던 부업 사기 피해자들도 나타나 함께 울분을 토했다. "집을 부동산에 내놨어요." "삶의 여유를 위해 시도한 건데." 지난달부터 만난 부업 사기 피해자들도 비슷한 상황에 놓여있었다. 아이 학원비에 보태고자, 부족한 월급을 메우고자

  • 25.12.0206:30
    "부끄러워서 가족들한테 말도 못 해"…전문가들이 말하는 부업사기 대처법 ⑤
    "부끄러워서 가족들한테 말도 못 해"…전문가들이 말하는 부업사기 대처법 ⑤

    편집자주부업인구 65만명 시대, 생계에 보태려고 부업을 시작한 사람들이 부업으로 둔갑한 사기에 빠져 희망을 잃고 있다. 부업 사기는 국가와 플랫폼의 감시망을 교묘히 피해 많은 피해자를 양산 중이다. 아시아경제는 부업 사기의 확산과 피해자의 고통을 따라가 보려고 한다. 전문가들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중심으로 확산하는 부업 사기를 두고 플랫폼들이 사회적 책임을 갖고 게시물에 사기 위험을 경고하는 문구를 추가

  • 25.12.0112:44
    부업도 보이스피싱 아냐? "대가성 있으면 포함 안돼"
    부업도 보이스피싱 아냐? "대가성 있으면 포함 안돼"

    법 허점 악용한 범죄 점점 늘어"팀 미션 사기 등 부업 사기는 투자·일반 사기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구제 대상에서 제외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부업 사기도 명확히 전기통신금융사기(보이스피싱)의 한 유형이고 피해자는 구제 대상에 포함되도록 제도가 개선돼야 합니다."(올해 11월6일 오OO씨의 국민동의 청원 내용) 보이스피싱 방지 및 피해 복구를 위해 마련된 법이 정작 부업 사기 등 온라인 사기에는 속수무책인 상황이 반복되

  • 25.12.0112:44
    의지할 곳 없는 부업 피해자들…결국 회복 포기
    의지할 곳 없는 부업 피해자들…결국 회복 포기

    편집자주부업인구 65만명 시대, 생계에 보태려고 부업을 시작한 사람들이 부업으로 둔갑한 사기에 빠져 희망을 잃고 있다. 부업 사기는 국가와 플랫폼의 감시망을 교묘히 피해 많은 피해자들을 양산 중이다. 아시아경제는 부업 사기의 확산과 피해자의 고통을 따라가보려고 한다. 나날이 진화하는 범죄, 미진한 경찰 수사에 피해자들 선택권 사라져 조모씨(33·여)는 지난 5월6일 여행사 부업 사기로 2100만원을 잃었다. 사기를 신

  • 25.12.0111:55
    SNS 속 '100% 수익 보장'은 '100% 잃는 도박'
    SNS 속 '100% 수익 보장'은 '100% 잃는 도박'

    편집자주부업인구 65만명 시대, 생계에 보태려고 부업을 시작한 사람들이 부업으로 둔갑한 사기에 빠져 희망을 잃고 있다. 부업 사기는 국가와 플랫폼의 감시망을 교묘히 피해 많은 피해자들을 양산 중이다. 아시아경제는 부업 사기의 확산과 피해자의 고통을 따라가보려고 한다. 기자가 직접 문의해보니"안녕하세요, 부업에 관심 있나요?" 지난달 28일 본지 기자의 카카오톡으로 한 연락이 왔다.기자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인스

  • 25.12.0513:09
    김용태 "이대로라면 지방선거 못 치러, 서울·부산도 어려워"
    김용태 "이대로라면 지방선거 못 치러, 서울·부산도 어려워"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박수민 PD■ 출연 : 김용태 국민의힘 의원(12월 4일) "계엄 1년, 거대 두 정당 적대적 공생하고 있어""장동혁 변화 임계점은 1월 중순. 출마자들 가만있지 않을 것""당원 게시판 논란 조사, 장동혁 대표가 철회해야""100% 국민경선으로 지방선거 후보 뽑자" 소종섭 : 김 의원님, 바쁘신데 나와주셔서 고맙습니다. 김용태 :

  • 25.12.0415:35
    강전애x김준일 "장동혁, 이대로면 대표 수명 얼마 안 남아"
    강전애x김준일 "장동혁, 이대로면 대표 수명 얼마 안 남아"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경도 PD■ 출연 : 강전애 전 국민의힘 대변인, 김준일 시사평론가(12월 3일) 소종섭 : 국민의힘에서 계엄 1년 맞이해서 메시지들이 나왔는데 국민이 보기에는 좀 헷갈릴 것 같아요. 장동혁 대표는 계엄은 의회 폭거에 맞서기 위한 것이었다고 계엄을 옹호하는 듯한 메시지를 냈습니다. 반면 송원석 원내대표는 진심으로

  • 25.11.2709:34
    윤희석 "'당원게시판' 징계하면 핵버튼 누른 것"
    윤희석 "'당원게시판' 징계하면 핵버튼 누른 것"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경도 PD■ 출연 : 윤희석 전 국민의힘 대변인(11월 24일)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에 출연한 윤희석 전 국민의힘 대변인은 "장동혁 대표의 메시지는 호소력에 한계가 분명해 변화가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또한 "이대로라면 연말 연초에 내부에서 장 대표에 대한 문제제기가 불거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동훈 전

  • 25.11.1809:52
    홍장원 "거의 마무리 국면…안타깝기도"
    홍장원 "거의 마무리 국면…안타깝기도"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마예나 PD 지난 7월 내란특검팀에 의해 재구속된 윤석열 전 대통령은 한동안 법정에 출석하지 않았다. 특검의 구인 시도에도 강하게 버티며 16차례 정도 출석 요청에 응하지 않았다. 윤 전 대통령의 태도가 변한 것은 곽종근 전 육군 특수전사령관이 증인으로 나온 지난달 30일 이후이다. 윤 전 대통령은 법정에 나와 직접

  • 25.11.0614:16
    김준일 "윤, 여론·재판에서 모두 망했다" VS 강전애 "윤, 피고인으로서 계산된 발언"
    김준일 "윤, 여론·재판에서 모두 망했다" VS 강전애 "윤, 피고인으로서 계산된 발언"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미리 PD■ 출연 : 강전애 전 국민의힘 대변인, 김준일 시사평론가(11월 5일) 소종섭 : 이 얘기부터 좀 해볼까요? 윤석열 전 대통령 얘기, 최근 계속해서 보도가 좀 되고 있습니다. 지난해 국군의 날 행사 마치고 나서 장군들과 관저에서 폭탄주를 돌렸다, 그 과정에서 또 여러 가지 얘기를 했다는 증언이 나왔습니다. 강


다양한 채널에서 아시아경제를 만나보세요!

위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