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 中노선 16년 恨 풀었다
대한항공, 괌 추락사고 이후 아시아나에 내줬던 中 하늘길
16년만에 최다 취항 항공사로 등극
[아시아경제 황준호 기자] 대한항공이 16년여 만에 '중국 최다 노선 취항 항공사' 타이틀을 아시아나항공으로 부터 탈환했다.
대한항공은 오는 3월30일 인천~허페이를 시작으로 인천~난닝, 제주~구이양, 대구~선양 등 4개 중국 노선에 신규 취항한다고 24일 밝혔다.
대한항공이 4개 신규 노선 취항을 마무리하는 6월22일께에는 한국∼중국 간 33개 노선을 취항하면서 우리나라에서 가장 많은 중국 노선을 운항하는 항공사로 자리매김한다. 아시아나는 31개 노선으로 대한항공보다 2개 노선이 적다.
중국 노선은 방대한 수요로 우리나라 항공사들의 대표적인 승객 유치 격전지로 꼽힌다. 하지만 대한항공이 아시아나보다 중국 노선을 많이 취항하게 된 것은 16년여만에 처음이다.
우리나라와 중국간 하늘 길은 1994년8월 한국과 중국간 수교 이후 처음 열렸다. 당시 대한항공은 4개(베이징, 심양, 톈진, 칭따오) 노선에 주 14회 항공기를 띄웠으며 아시아나는 2개 노선(베이징, 상하이)에 주 10회 항공편을 운항했다.
대한항공은 1996년3월 운수권 배분을 통해 기존 취항 노선을 증편하고 같은 해 5월 부산~베이징, 부산 또는 제주~상하이 노선에 항공편을 띄울 수 있었다. 이 기간 아시아나는 기존 중국 2개 노선을 증편하는데 그쳤다.
하지만 1997년 8월 대한항공 항공기가 미국 괌에서 추락하는 사고가 발생하면서 아시아나가 중국 노선 최다 운항 항공사로 등극하는 기회를 잡았다. 이는 아시아나가 우리나라 제 2 민항사로 자리잡는데 기폭제가 되기도 했다.
아시아나는 1998년 중국 노선 운수권 배분에서 서울 출발 상하이, 창춘, 광저우, 하얼빈, 옌타이, 서안, 중경 등 노선과 부산~북경, 제주~상해 노선을 확장한 반면, 대한항공은 8개 노선에 대한 운수권 배분을 취소당했다. 대한항공은 1999년에도 서울~북경, 서울~계림 등의 노선을 아시아나에 빼앗겼다.
이같은 아시아나의 독주는 올초까지 이어졌다. 아시아나는 지난해 1월까지 총 30개 노선(부정기편 및 홍콩, 마카오 노선 제외, 운휴 포함)을, 대한항공은 27개 노선을 운항했다. 올 1월에도 아시아는 인천~하이커우 노선을 정기편으로 전환하면서 대한항공과의 격차를 벌린 바 있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괌 사고로 인한 정부의 운수권 배분 제한 조치 이후 중국 노선에서 대한항공이 아시아나를 따라잡는데 16년이란 시간이 걸린 셈"이라며 "대한항공의 중국 노선 증대에 따라 우리나라를 찾는 중국인 관광객과 우리나라를 거쳐 미국과 유럽노선을 향하는 환승객들의 편의가 더욱 높아질 전망"이라고 밝혔다.
황준호 기자 rephwa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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