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조목인 기자]엔저를 등에 업고 일본을 찾는 중국인들이 급증하고 있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22일 보도했다.
중일간 영유권 분쟁의 여파로 줄어드는 추세였던 중국인 방문객수는 엔저가 본격화된 지난해부터 증가세로 돌아섰다.
일본 관광청에 따르면 지난해 일본을 찾은 중국인들은 241만명으로 전년 대비 83% 늘었다. 이들은 일본에서 1인당 1만2000위안(약 211만원)의 돈을 쓰고 돌아갔다.
중국인들이 즐겨 찾는 곳은 도쿄, 교토, 오사카, 오키나와 등 주요 도시들이다. 중국인들은 일본에서 밥솥, 청소기 등 전자제품들을 주로 구매한다. TV, 냉장고, 세탁기 등 덩치가 큰 상품들을 구매하는 중국인들도 늘고 있다.
중국산 밥솥의 경우 300~1000위안 정도로 저렴한 반면 일본산 제품은 최소 6000위안은 지불해야한다. SCMP는 이같은 가격 차이에도 불구하고 일본산 제품을 선호하는 중국인들이 늘고 있는 것은 '메이드인 재팬'이 갖는 프리미엄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올해 일본을 방문한 중국인 관광객 숫자는 지난해보다 30% 정도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엔화가 위안화 대비 꾸준히 떨어지고 있는 데다 일본 정부가 비자 발급 요건을 완화했기 때문이다.
일본 정부는 올해부터 3년 복수 비자를 받을 수 있는 중국인들의 재정 조건을 기존 25만위안에서 10만위안으로 대폭 낮췄다. 비자를 신청하는 중국인들이 오키나와, 미야기, 이와테, 후쿠시마 등을 방문한 기록이 있는 경우 이같은 완화된 발급 조건이 적용된다.
SCMP는 중국인들의 일본 방문이 늘면서 홍콩의 피해가 가장 크다고 지적했다. 홍콩에서 최근 물품을 싹쓸이 해가는 중국인들에 대한 시위가 늘어나는 등 반중 감정이 확산되고 있는 것도 중국인들이 홍콩에서 발걸음을 돌리는 이유다.
조목인 기자 cmi072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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