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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개의 공습' 속수무책…뒤늦은 도로통제 사태 키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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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종대교 106중 연쇄추돌, 왜 피해가 컸나…운전자 과속·과실 책임, 도로 관리 주체 책임도 주목

[아시아경제 류정민 기자] 11일 인천 영종대교에서 발생한 '106중 추돌사고'와 관련해 전방주시의무 위반 등 운전자 과실이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그러나 뒤늦은 도로통제 등이 사태를 키웠다는 지적이 나오면서 관리주체에 책임을 물을 수 있을지도 주목된다.


이와 관련 도로의 결빙을 방치해 교통사고가 발생했다면 국가의 배상 책임이 있다는 판례도 있다. 폭설로 고속도로가 마비됐을 때는 한국도로공사의 배상 책임을 인정하기도 했다.
  
2004년 3월 경부고속도로에 폭설이 내리면서 8000여대의 차량이 도로에 갇히고 1만9000여명의 운전자와 승객들이 수십 시간 동안 발이 묶이는 사고가 발생했다.

피해자는 한국도로공사를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지만 도로공사는 "불가항력적인 천재지변이어서 어쩔 수 없었다"고 맞섰다. 대법원은 원고 승소판결을 확정했고 피해자들은 각각 35만~60만원의 배상금을 받을 수 있었다.
  

'안개의 공습' 속수무책…뒤늦은 도로통제 사태 키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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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은 "도로관리 당국에게는 신속한 제설작업을 하고 제때에 교통통제 조치를 취함으로써 고속도로로서 기본적인 기능을 유지하거나 신속히 회복할 수 있도록 하는 관리의무가 있다"면서 "교통통제를 충분히 예견할 수 있었음에도 교통제한 및 운행정지 등 필요한 조치를 충실히 이행하지 않았다"고 판시했다.

영종대교 사건이 2004년 경부고속도로 사건과 다른 점은 폭설이 아닌 안개가 원인이었고 발생 지점이 민자도로의 일부여서 신공항하이웨이에 관리책임이 있다는 것이다. 영종대교는 해무가 자주 끼고 과속차량이 특히 많은 구간이지만 안개 관측 장비는 한 대도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
  
신공항하이웨이 고속도로 운영·관리지침에 따르면 가시거리가 250m 이하일 때는 최고 속도(시속 100㎞)의 80%로, 가시거리가 100m 이하일 때는 최고속도의 50%로 감속 운행하도록 권고하고 있다. 신공항하이웨이는 사고가 발생한 이날 오전 안개가 짙게 끼자 전광판을 통해 시속 50㎞ 미만으로 운행할 것을 권고했다.


하지만 경찰과 협의해 차량운행을 통제하는 등 더 적극적인 조치를 취하지 않아 연쇄추돌사고를 더 키웠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관리소홀 문제를 둘러싼 민형사상 책임 문제가 남아있는 셈이다.


신공항하이웨이 측은 감속운행 권고가 강제규정이 아니어서 이를 위반한다 하더라도 단속할 권한이 없으며 인천공항에서 대교 초입까지는 안개가 심하지 않았다며 차량통제를 할 상황은 아니었다고 판단했다. 하지만 목격자들은 사고 당시 가시거리가 불과 10m로 앞 차량의 비상등도 안보일 정도였다고 증언해 안개에 대비한 사전조치가 미흡했다는 지적이다.


또 사고 발생 이후 신속한 현장 통제도 이뤄지지 못했다. 신고를 받고 경찰이 출동한 후에도 30~40분 사이에 차량 연쇄 추돌이 계속됐지만 신공항하위웨이와 경찰 어느 쪽도 교량 진입 통제조치를 취하지 않아 사상 최악의 106중 추돌로 이어졌다.


'안개의 공습' 속수무책…뒤늦은 도로통제 사태 키워


그러나 이 같은 '당국 책임론'에도 이번 사고는 무엇보다 운전자 과실, 특히 최초 사고차량의 과실에 가장 큰 책임의 무게가 실릴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해 2006년 10월 서해대교에서의 29중 추돌사고에 대한 법원의 판단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역시 안개가 주요한 원인이었던 이 사고에 대해 당시 대법원은 최초 사고를 낸 운전자의 안전조치 문제를 지적하면서 연쇄적으로 발생한 뒤이은 사고의 손해배상책임 분담범위를 정할 때 선행차량 운전자 과실을 참작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교통사고 전문 변호사인 한문철 변호사는 "눈이 도로에 직접 쌓였는데 염화칼슘 작업을 안 하거나 빙판길을 오래 방치하면 관리주체 책임을 물을 수 있지만 안개와 같은 기상악화는 관리주체에 명확한 책임을 묻기 어렵다"면서 "눈으로도 확인이 가능한 상황이기 때문에 운전자가 저속운전 등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었다"고 말했다.


한 변호사는 "안개주의나 감속 안내문, 비상등 등 사고예방 설치물이 있었더라면 하는 아쉬움은 있지만 법적 책임과는 별개로 판단된다"고 덧붙였다.




류정민·이혜영 기자 jmryu@
인천=박혜숙 기자 hsp0664@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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