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로변경죄 인정 여부가 주목
[아시아경제 박준용 기자] '땅콩회항'사태를 불러온 조현아(40) 전 대한항공 부사장의 재판 결과가 오늘 나온다.
서울서부지법 형사합의12부(부장판사 오성우)는 12일 오후 3시 항공보안법 위반 혐의 등으로 기소된 조 전 부사장에 대한 선고공판을 연다.
조 전 부사장에게 검찰이 적용한 혐의는 항공보안법상 항공기항로변경과 항공기안전운항저해 폭행, 위계공무집행방해, 업무방해 및 강요 등 5개다.
이 중 조 전 부사장의 '실형'과 '집행유예'를 가를 부분은 항공기 항로변경죄로 예상된다. 항공기의 경로를 무단으로 변경했을 때 적용되는 항로변경죄의 경우 1년 이상 10년 이하의 징역형에 처해지게 돼 있다.
검찰은 조 전 부사장의 항로변경죄 입증을 위해 몬트리올·도쿄 협약 등 국제협약은 항로변경죄를 '항공기의 경로를 바꾸는 경우'에 대해 지상이든 공중이든 폭넓게 규정하고 있다는 논리를 주장하고 있다.
이 때문에 지난 2일 열린 결심공판에서 검찰은 조 전 부사장에 대해 약 150쪽에 달하는 의견서를 제시하며 "안전을 요하는 항공기 운항에 위험한 결과를 초래해 사안이 중대하다"면서 징역 3년을 구형했다.
반면 변호인 측은 조 전 부사장이 회항을 지시한 사실이 특정되지 않고, 항공기가 공중에 있지 않았기에 항로변경죄가 성립되지 않는다고 맞서는 상황이다.
최진녕 대한변호사협회 대변인은 "교통에 관련된 법은 한 치의 여지없이 규범적으로 적용되므로 항공기가 이동했다면 항로변경죄 적용 가능성이 높다"면서 "조 전 부사장이 혐의를 대부분 부인하고 있으므로 징역 2년 내외가 선고될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앞서 조 전 부사장은 지난해 12월5일(현지시간) 미국 뉴욕JFK 공항에서 인천으로 출발하려던 대한항공 KE086 일등석에서 견과류 서비스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이유로 20여분간 승무원들에게 폭언·폭행 등 난동을 부리고 램프리턴(항공기를 탑승 게이트로 되돌리는 것)을 지시한 혐의로 구속 기소됐다. 또 사무장을 강제로 내리게 한 혐의도 받고 있다.
박준용 기자 juneyo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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