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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길 하나 두고 갈라선 이웃 주민들 "교육이 뭐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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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 명문 '대왕중학교' 입학 두고 주민 간 분쟁

세곡2지구 주민들 "코앞에 학교 두고 원거리 통학하라니"
일원본동 학부모 "지금도 포화상태…교육질 저하 우려"

[르포] 길 하나 두고 갈라선 이웃 주민들 "교육이 뭐길래" ▲한 학생이 중학교 배정결과를 받고 있는 모습(본문내용과 무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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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유제훈 기자] # 지난달 27일 서울시교육청. 이곳에는 서울 강남구 세곡2지구에 위치한 D아파트 입주민 50여명이 모였다. 이들은 '근거리 배정 원칙에 따라 우리 아이들을 30분이 넘게 걸리는 수서중학교 대신 가까운 대왕중학교에 배정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 4일 오전 같은 장소. 이번에는 D아파트와 인접한 일원본동 S아파트단지 등 인근 지역 학부모 100여명이 모여 역시 항의집회를 열었다. 이들은 "대왕중은 지금도 한 반에 38~39명이 정원일 정도로 포화상태"라며 "애초에 고지한 대로 D아파트 학생들을 수서중에 배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자녀들의 중학교 배정 문제를 두고 길 하나를 사이에 둔 이웃주민들이 갈등을 빚고 있다. 집에서 가까운 학교를 놔두고 멀리 떨어진 학교에 자녀들을 보낼 수 없다는 입장과 새로운 학생들을 받아들일 여유가 없다는 입장이 맞서고 있다.

4일 오후 찾은 강남구 세곡2지구 보금자리주택 D아파트. 이곳에서 가장 가까운 학교는 도보로 15분, 약1.4km 떨어진 대왕중이다. 대왕중은 인근에서도 좋은 교육환경ㆍ수준 때문에 '명문'으로 꼽힐 정도로 호평을 받는 학교다.


그러나 얼마 전까지 D아파트 학생들은 이 학교 대신 2.2km 가량 더 떨어진 수서중에 배정받아야 했다. 이 아파트 주민들의 민원으로 결국 서울시교육청은 이날 19명의 학생들을 대왕중학교에 배정했다.


이날 아파트 진입로에서 만난 D아파트 주민 김모(50ㆍ여)씨는 "아이들이 수서중으로 가려면 8차선 도로를 넘고도 30분이나 걸어가야 해서 자가용으로 등ㆍ하교를 시키는 부모들이 적잖다"며 "눈앞에 있는 학교를 두고 한참 떨어진 곳까지 배정하는 것은 아이들의 교육에도 좋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같은 날 오후 큰 길 건너편에 위치한 일원본동 S아파트에서는 D아파트 학생들의 대왕중 입학 문제를 두고 학부모들이 삼삼오오 모여 불만을 토로하고 있었다. D아파트 학생들이 대왕중에 입학하게 되면 학생 포화상태가 더 심해져 교육환경을 악화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이날 S아파트 관리사무소 회의실에서 여러 학부모들과 함께 만난 민모(43ㆍ여) 대모초등학교 학부모위원장은 "이곳 주민들은 기본적으로 아이들 키우기 좋아서 온 사람들인데 이렇게 되면 상대적으로 피해를 입을 수 있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이들은 또 세곡2지구 입주 시 수서중학교 배정을 공지한 만큼, 교육당국이 원칙을 지켜야 한다고 지적했다. 자리에 함께한 또 다른 학부모는 "당초 SH공사가 보금자리주택을 분양할 때 수서중학교 진학을 미리 공지했는데 D아파트 주민들이 (수서중학교에) 임대주택 학생들이 많다는 것을 알고 이제 와서 다른 소리를 하는 게 아닌가 한다"며 "시 교육청이 애초의 약속대로 원칙을 지켜야 한다"고 지적했다.


당초 강남교육지원청이 세곡2지구 학생들을 수서중학교로 배정하기로 한 것은 대왕중이 학생 밀도가 높은 곳이라는 이유에서였다. 이 때문에 강남교육지원청은 SH공사의 세곡2지구 분양 당시 학생들을 수서중학교로 배정하겠다고 공지했고, 이를 위해 수서중학교의 증축공사도 진행했다.


하지만 올해 대왕중 입학 인원이 2개 학급가량 감소하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학생을 더 수용할 여유가 생긴 것이다. 시 교육청 관계자는 "학교 배정은 해마다 상황에 따라 유동적으로 변할 수 있다"며 "입학 인원이 줄어든 만큼 가까운 학교에 배정해 달라는 민원을 받아들인 것"이라고 설명했다.


사실 이같은 갈등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해 7월에는 세곡2지구 학생들의 대모초등학교 전입 문제를 놓고 양측이 충돌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주민은 "앞으로도 해마다 입학 시즌에 진학문제를 둘러싼 갈등이 벌어질까 봐 걱정된다"고 말했다.




유제훈 기자 kalamal@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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