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위기 위기' 美 사무용품 업계, 업계 1·2위 합병

[아시아경제 백종민 기자] 미국 사무용품 업체 스테이플스가 업계 라이벌인 오피스디포를 60억달러(6조6000억원)에 인수한다. 양사 결합을 통해 온라인 유통업체와의 할인경쟁에서 생존하기 위함이다. 단 이를 통해 사무용품시장이 사실상 1개 업체로 단일화 되는 만큼 당국의 기업결합 심사과정에서 논란이 예상된다.

4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로널드 사전트 스테이플스 대표는 이날 애널리스트들과의 콘퍼런스콜에서 "스테이플스와 오피스디포가 합치면 '규모의 경제'를 이룰 수 있다"면서 "오피스디포는 스테이플스의 역량을 배가시킬 것"이라고 밝혔다.

스테이플스는 오피스디포 주주들에게 주당 7.25달러의 현금과 0.2188주의 자사주를 지급할 계획이다. 실제로 이는 주당 11달러를 지급하는 셈이다.

이번 인수합병으로 미국의 사무용품 업계는 2년 사이 3개 업체의 경쟁에서 스테이플스로 단일화되는 변화를 겪게 된다. 앞서 오피스디포는 2013년 업계 3위 오피스맥스를 흡수했다.

스테이플스의 오피스디포 인수는 사무ㆍ문구용품시장의 환경변화와 무관치 않다는 평가다.

디지털 시대에 펜과 연필, 프린터 등 사무용품과 문구류 수요가 급격히 줄고 있는 데다 기업과 소비자들은 온라인 쇼핑으로 전환하고 있다.

게다가 월마트와 아마존닷컴 등의 저가 할인 공세 속에서 기존 사무ㆍ문구체인점의 입지가 점점 줄어들고 있다.

스테이플스와 오피스디포 두 회사를 합치면 매장 수는 4000여개이며, 연매출액은 350억달러(38조원)를 웃돌 전망이다. 다만 양사의 중복매장이나 제품 공급 협력선을 어떻게 정리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의문도 제기되고 있다.

월스트리트 저널 등 외신들은 양사의 합병이 시장 독점 가능성이 있는 만큼 기업결합 심사 대상이 될 수 있다고 전했다. 실제로 두 기업은 1997년에도 합병을 추진했지만, 규제당국의 반대로 무산된 바 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아마존닷컴 등 온라인 유통업체와 월마트ㆍ타깃 등 유통업체들이 사무ㆍ문구용품을 판매하고 있다는 점에서 양사 합병이 큰 문제가 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연방거래위원회(FTC)도 최근 인터넷 판매점과의 경쟁이 심화되며 사무용품시장이 급격하게 변화했다는 평가를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