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병희 기자] 브라질 국영 석유기업 페트로브라스의 마리아 다스 그라사스 포스테르가 이달 안에 사임할 것으로 예상된다.
페트로브라스가 포스테르 CEO의 사임을 준비하고 있다고 블룸버그 통신이 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앞서 브라질의 한 매체는 지우마 호세프 브라질 대통령이 페트로브라스 CEO의 교체를 결심했다고 보도했다. 익명을 요구한 관계자에 따르면 포스테르 CEO는 이달 안에 물러날 예정이다.
브라질 정부 대변인은 호세프 대통령과 포스테르 CEO가 만날 것이라는 사실만 확인해주고 있다. 하지만 회동 후 포스테르 CEO의 사임이 발표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관계자는 호세프 대통령과 포스테르 CEO가 오는 10일 브라질 대통령궁에서 비공개 회동을 통해 사임 시기를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페트로브라스는 지난해 말 대규모 뇌물수수 비리 사건에 연루돼 기업 임원들이 줄줄이 검찰에 소환됐다.
지난해 9월 페트로브라스 임원들이 건설 계약을 수주하는 과정에서 업체들로부터 수백만달러를 받았고, 이 돈이 집권당인 노동자당(PT)을 비롯한 수십 명의 정치인들에게 흘러들어갔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지난해 11월부터 페트로브라스 임원과 의혹이 제기된 정치인 등 수십 명이 검찰에 줄줄이 소환됐다. 비리 의혹이 제기된 후 페트로브라스 주가도 곤두박질쳐 20헤알을 넘었던 주가가 최근 8헤알선까지 주저앉았다.
호세프 대통령이 페트로브라스 이사회 의장 출신이라는 점에서 페트로브라스의 비리 의혹은 호세프 대통령에도 상당한 정치적 부담이 됐다. 호세프 대통령은 2003년부터 2010년까지 페트로브라스 회장을 지냈고 비루에 연루된 페트로브라스 임원들도 호세프 대통령이 지명한 인물들이 많았다.
포스테르 CEO는 앞서 호세프 대통령에 사임 의사를 밝혔으나 호세프 대통령이 반려한 바 있다. 하지만 결국 페트로브라스 비리 의혹과 관련된 정치적 부담을 덜어내기 위해 포스테르 CEO의 교체를 결정한 것으로 풀이된다. 포스테르 CEO의 후임은 아직 정해지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CEO 교체 전망에 이날 페트로브라스 주가는 전거래일 대비 15.47% 폭등 마감했다.
박병희 기자 nu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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