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천=아시아경제 나석윤 기자] 경기를 승리로 이끌었지만 정인교 인천 신한은행 감독(45)의 표정은 어두웠다. 경기 뒤 인터뷰에서도 입을 뗀 첫 마디는 "졸전이었다"였다. 그러면서 "1쿼터 시작부터 좋지 않았다. 선수들이 중요한 순간마다 집중력이 흐트러지는 모습을 여러 차례 보였다"고 아쉬워했다.
신한은행은 30일 부천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14~2015 KB국민은행 여자 프로농구 부천 하나외환과의 5라운드 경기에서 63-59로 이겼다. 적지에서 귀중한 1승을 챙겼지만 4쿼터 득점에서 5-16으로 밀리는 등 경기 내용은 좋지 못했다. 정 감독은 "경기를 이끌고 큰 그림을 그리는 것은 감독의 몫이다. 잘못된 부분이 있다면 나부터 반성하겠다"면서도 "감독이 해줄 수 없는 부분도 있다. 경기에 나간 선수들은 매 순간 집중해야 하는데 그 부분이 잘 안 됐다"고 했다.
정 감독은 또 "우리팀이 하나외환과 붙었을 때 상대적으로 우위에 있는 부분이 리바운드였는데 오늘(1월 30일) 경기에서는 대등한 승부를 했다"며 "실책도 열여섯 개나 나왔다. 특히 실책이 나오는 과정이 좋지 못했다"고 했다. 경기에서 신한은행은 리바운드에서 32-31로 한 개를 더 잡았지만 실책에서는 14-16으로 두 개를 더 범했다.
경기를 마친 뒤 정 감독은 선수단과의 미팅에서 정신적인 부분을 강조했다. 2월 1일과 2월 5일 단독선두 춘천 우리은행(21승 3패)과의 연이은 맞대결에 대비해 선수들에 경각심을 불러일으키기 위해서였다. 그는 "우리팀은 아직 상대를 가려가면서 경기를 할 실력도 처지도 못 된다"며 "오늘 같은 경기는 차라리 졌어야 선수들에게 더 도움이 됐을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1위팀과의 대결이 이어지는데 준비가 제대로 되고 있지 않은 것 같다. 다시 점검하겠다"고 덧붙였다.
31일 현재 신한은행은 시즌 전적 17승 7패를 기록, 우리은행에 네 경기 뒤진 단독 2위에 올라 있다. 정규리그 우승에 도전하려면 다가올 우리은행과의 두 경기에서 모두 잡아야 한다. 정 감독도 "(우리은행과의 2연전이) 정규리그 우승을 노려볼 수 있는 마지막 기회다. 잘 준비하겠다"고 의지를 다졌다. 신한은행은 올 시즌 우리은행과의 상대전적에서 1승 3패로 두 경기를 더 졌다.
한편 정 감독은 지난 28일 구리 KDB생명에서 새롭게 팀에 합류한 신정자(34)를 2월 1일 경기서부터 기용할 생각이다. 신정자는 트레이드가 결정된 28일 밤 신한은행 선수단에 합류해 29일에는 팀 훈련에도 참가했다. 정 감독은 "(신정자의) 몸 상태가 나쁘지 않다. 면담을 통해 팀에 잘 맞춰달라고 당부했다"며 "하은주(31), 곽주영(30)과 함께 뛰면서 높이는 물론 전력 보강에도 역할을 해줄 것"이라고 했다.
나석윤 기자 seokyun1986@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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