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슨 경영참여시 엔씨소프트 정통 개발사로서 상징성 잃을까 우려
-넥슨 시장 잠식에 대한 우려도
[아시아경제 박나영 기자] 넥슨이 27일 엔씨소프트의 지분 보유 목적을 단순투자에서 경영참여로 변경한다고 공시한 이후, 업계에서는 양대 거인이 대립각을 세우는 것에 대해 우려하면서도 상황을 좀더 지켜봐야 할 것이라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28일 한 업계 관계자는 “지난 10월 넥슨의 엔씨소프트 지분 추가 매입 당시, 투자에 대한 성과가 나오지 않는 것에 대해 일종의 자극을 주기 위한 것 아니겠냐는 말들이 있었는데 이번에 경영 참여를 선언하는 것 보고 놀랐다”면서도 “넥슨이 엔씨소프트를 정말 컨트롤하겠다는 것인지는 좀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김정주 NXC(넥슨 지주사) 대표와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 두분이 워낙 오랜 친분이 있고, 둘다 안좋은 길로 가겠다는 쪽은 아닐테니 잘 해결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넥슨이 실제로 엔씨소프트의 경영에 참여하게 될 경우 엔씨소프트가 그간 지녀온 독창성을 잃게 될 것에 대한 우려도 있다. 또다른 업계 관계자는 “엔씨소프트는 업계에서 개발사로서 상징적인 의미가 있다. 그 위에 넥슨의 색깔을 씌우게 되면 정통 개발회사로서의 상징성이 사라지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엔씨소프트가 넥슨의 계열사가 될 경우 국내 게임은 넥슨과 비넥슨으로 구분되는 상황이 올 수 있다”면서 넥슨이 시장을 잠식해 영향력을 행사할 것에 대한 우려는 내비치기도 했다.
넥슨, 엔씨소프트 양사가 단합해 외국산 게임에 대항, 글로벌 진출하려던 계획이 수포로 돌아간 것에 대한 안타까워하는 목소리도 있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중국이 비약적으로 발전하면서 우리도 경쟁력을 갖겠다는 의미로 넥슨이 엔씨소프트와 협업하려 했던 것인데, 결국 경영권 분쟁으로 이어지다니 안타깝다”고 말했다.
엔씨소프트의 지분 15.08%를 보유하고 있는 넥슨이 27일 지분 보유 목적을 단순투자에서 경영참여로 변경한다고 공시하자, 엔씨소프트는 "넥슨 스스로 약속을 저버리고 신뢰를 무너뜨린 것"이라면서 반발했다.
넥슨은 "지난 2년 반 동안 엔씨소프트와 공동 개발 등 다양한 협업을 시도했으나, 급변하는 IT 업계의 변화 속도에 민첩히 대응하기에 한계가 있었다"면서 게임 산업의 변화 속도에 적응하기 위해서라고 밝혔지만 엔씨소프트는 "엔씨소프트와 넥슨재팬은 게임 개발 철학, 비즈니스 모델 등이 이질적이어서 이번 넥슨재팬의 일방적인 경영 참여 시도는 엔씨소프트의 경쟁력의 약화로 귀결될 가능성이 높다“고 반박했다.
박나영 기자 bohena@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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