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슨 15.08%, 엔씨가 좀 앞서
추가 매입·기타주주 향방이 변수
기업결합 재심사·직원반발도 관건
[아시아경제 최동현 기자] 넥슨이 엔씨소프트의 지분 보유 목적을 '단순 투자'에서 '경영 참여'로 바꿨지만 결과를 낙관하기는 쉽지 않다. 넥슨과 엔씨소프트의 지분 문제, 공정위의 기업결합 재심사, 엔씨소프트 직원들의 반발 등이 넥슨의 경영 참여에 실질적인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업계가 주목하는 것은 기업의 실질적인 경영권을 결정짓는 지분율이다. 넥슨은 2012년 6월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의 지분 14.7%를 8045억원에 인수했고 지난해 10월 지분을 늘려 현재 지분율 15.08%로 최대주주다. 김 대표는 9.98%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우호지분에 속하는 자사주 8.93%를 포함하면 실질적 지분 경쟁에서는 엔씨소프트가 앞서는 상황이다. 하지만 넥슨이 지분을 추가로 매입하게 되면 상황은 달라진다. 기관과 외국인투자자의 행보에 따라서도 힘의 균형은 쉽게 바뀔 수 있다. 증권업계 전문가는 "엔씨소프트의 우호지분이나 국민연금(6.88%) 등이 어느 쪽으로 기우느냐가 관건"이라며 "기관과 외국인투자자(39%) 등의 선택도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공정위의 기업결합 재심사 가능성도 중요한 변수다. 공정위는 지난해 12월 넥슨의 엔씨소프트 지분율이 15%를 넘긴 데 대해 승인 결정을 내리면서 일부 조건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향후 지분 추가 매입, 지배구조 변화 등이 발생할 경우 직권으로 재심사를 할 수 있다는 내용이다. 공정위 관계자도 전날 언론 인터뷰에서 "현재로써는 넥슨이 엔씨소프트 지분을 늘렸거나 등기이사를 선임하지 않았기 때문에 재심사 요건이 안 된다"면서도 "향후 넥슨이 엔씨소프트 주식을 늘리거나 지배 관계에 변동이 생길 경우 재심사를 할 수 있다"고 밝혔다.
협력자에서 점령군으로 돌아선 넥슨에 대한 엔씨소프트 직원들의 반발도 심상치 않다. 엔씨소프트는 창사 이래로 17년 동안 게임을 직접 개발해 이를 토대로 비즈니스를 해오고 있는 기업이다. 넥슨은 게임 개발보다는 인수합병(M&A)을 통한 퍼블리싱(유통)에 강점을 보인다. 이러한 넥슨의 경영 노하우가 엔씨소프트에 이식되면 게임 개발에 더 가치를 느끼는 직원들의 이탈이 심해져 경쟁력이 약화될 것이라는 우려다. 황순현 엔씨소프트 전무는 "게임 개발에 있어서만큼은 최고라는 엔씨의 브랜드를 보고 모인 개발자들이 많다"면서 "그러나 게임 개발보다는 사업을 중요시하는 회사가 경영에 참여하면 차라리 나가서 창업하겠다는 직원들도 많다"고 설명했다.
최동현 기자 nel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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