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창환 기자] 정부의 육성정책으로 국내 벤처기업에 대한 관심이 늘고 있지만 매출 1조원을 돌파한 벤처기업은 1년 사이에 크게 줄어든 것으로 드러났다. 모뉴엘과 팬택 등이 부실을 드러내며 시장에서 사라질 위기에 처했기 때문이다. 벤처 기업들이 양적인 성장은 물론 질적인 성장도 같이 추구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28일 중소기업청과 벤처인 등에 따르면 2013년을 기준으로 1조원 이상 매출을 올린 국내 벤처기업은 코웨이, 팬택, 넥슨코리아, 네이버, 모뉴엘, 유라코퍼레이션, 한국니토옵티칼, 파트론 등 8개로 집계됐다. 하지만 이들 중 모뉴엘과 팬택, 파트론은 1년이 지난 지난해 말 기준으로 1조원 매출 달성에 실패했다.
중견 가전업체 모뉴엘의 경우 매출 허위집계와 사기 대출 등으로 매출 자체가 가짜였다는 사실이 지난해 드러나면서 시장을 충격에 빠뜨렸다. 모뉴엘의 가공매출 규모는 2008년 이후 2조7397억여원으로 전체 매출의 약 90%에 이르는 등 실적 대부분이 허위였다는 사실이 최근 드러나며 법원으로부터 파산 선고를 받았다.
스마트폰 제조업체인 팬택의 경우에는 지난해 8월부터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를 밟으면서 매출이 크게 줄어들었다. 팬택은 현재 회사 매각을 시도하고 있으며 여러 인수 희망자들과 협상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회사가 어려워지면서 2013년 1조4000억원에 달했던 매출액이 지난해는 절반 수준으로 줄어들었다.
휴대전화 부품 제조업체인 파트론 역시 전방산업이 침체를 겪으면서 2013년 1조원을 돌파했던 매출액이 지난해 7000억원대로 다시 줄어들었다.
이처럼 대형 벤처업체들이 한계를 노출하는 까닭은 회사 규모가 커지면서 국내 대기업이나 글로벌 기업들과의 경쟁에서 밀렸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매출 1조원대 국내 벤처 기업은 2011년에 2개였지만 2년만에 8개로 늘어나는 등 빠르게 증가했다.
벤처기업들이 짧은 시간에 회사를 빠르게 키우는 과정에서 제대로 내실을 다지지 못해 시장 경쟁에서 도태됐다는 평가다. 이런 과정에서 일부 벤처 경영진들의 불법 경영과 도덕적 해이 등 불투명한 행태도 드러났다.
벤처기업들이 문제점을 해결하고 대기업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정책과 함께 기업인들의 투명 경영 의식과 증시 상장 등 다방면의 노력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특히 정부가 창조경제의 핵심사업으로 벤처기업 육성정책을 꼽고 있는 만큼 보다 효과적이고 구체적인 벤처 지원방안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크다. 또한 기업인들 스스로가 회사가 본인의 소유물이 아니라는 의식을 갖고 기업공개(IPO) 등을 통한 투명 경영에 힘써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허영구 벤처기업협회 팀장은 "국내 벤처기업들이 성장하기 위해서는 정부 차원의 지원은 물론 기업인들 스스로 투명하고 윤리적인 경영을 해야 한다"며 "증시 상장을 통한 기업공개는 물론 투명회계와 사회 환원 정책 등 다양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창환 기자 goldfis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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