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소연 기자] 국내 미혼남녀 10명 중 5명은 결혼을 반드시 해야한다는 생각을 갖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7일 결혼정보회사 듀오와 서울대학교 심리학과 최인철 교수가 공동 운영하는 듀오휴먼라이프연구소에서 전국 미혼남녀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혼 및 이혼 인식 보고서’에 따르면 결혼을 반드시 해야 하는지를 묻는 결혼 당위성 지수가 49.4점에 불과한 것으로 집계됐다.
한국 미혼남녀의 ‘결혼 당위성 지수’는 100점 만점에 49.4점(남성 51.4점, 여성 47.3점)에 그쳤고 ‘결혼을 꼭 해야 하냐’는 질문에 긍정적 입장과 부정적 입장이 모두 34.2%로 팽팽하게 맞섰다. ‘혼인해도 그만 안 해도 그만’이라는 견해는 전체의 31.6%에 달했다. ‘25~29세 대학원 학력 여성’의 결혼 당위성 지수가 60.0점으로 가장 높았고, ‘25~29세 고졸 이하 남성’이 35.0점으로 가장 낮게 나타났다.
‘결혼 기대감 지수’는 54.5점(남 56.3점, 여 52.7점)이다. 남성은 ‘30~34세 대학원 학력’이 61.8점으로 가장 높았고, ‘25~29세 고졸 이하’와 ‘35~39세 고졸 이하’가 모두 50.0점으로 가장 낮았다. 여성은 ‘25~29세 대학원 학력’이 65.0점, ‘25~29세 고졸 이하’가 38.6점으로 각각 최고와 최저 지수를 기록했다. 특이한 점은 ‘25~29세 대학원 학력 여성’의 결혼 기대감은 매우 높지만, ‘중매 선호도 지수’는 25.0점으로 현저히 낮다는 사실이다. 중매 선호도 지수의 전체 평균은 51.5점이다.
결혼과 이혼을 결심하는 기준이 되는 ‘배우자 만족도 지수’는 각각 ‘82.5점’, ‘31.6점’ 으로 나타났다. 즉, 배우자 평가 점수가 82.5점 이상이면 결혼을 선택하고, 31.6점 이하면 이혼을 선택하는 셈이다.
연령별로 봤을 때, 결혼에 이르기까지 배우자 평가 기준이 가장 높은 그룹은 ‘25~29세 여성(84.8점)’이고, 가장 낮은 그룹은 ‘35~39세 남성(80.1점)’이다. 이혼에 대한 기준은 ‘35~39세 남성(34.6점)’이 가장 높았고, ‘25~29세 여성(26.0점)’이 가장 낮았다. 각 기준점은 높을수록 까다로운 편이고, 낮을수록 관대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한국의 한 해 이혼만 11만 5300건. 하루 평균 약 316쌍의 부부가 이별한다. 이혼에 대한 사회적 분위기와 가치관도 점차 변화하고 있다.
미혼의 78.4%(남 74.9%, 여 82.0%)는 ‘국내 이혼율이 높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본인의 이혼 의사’를 묻자 ‘절대 이혼을 피해야 한다’는 인식은 26.2%에 불과했다. ‘이유가 있다면 이혼할 수 있다(73.8%)’는 입장이 압도적이다. 이 중 ‘행복하지 않다면 이혼해야 한다’는 의견은 54.8%나 됐다. 결혼과 이혼을 행복을 위한 선택의 문제로 바라보는 요즘의 인식을 엿볼 수 있다.
이혼이 불가피한 원인에 대해서는 남녀 공히 ‘외도(남 24.8%, 여 25.6%)’와 ‘가정폭력(남 13.3%, 여 23.4%)’을 꼽았다. 다음으로 남성은 ‘가족과의 갈등(12.4%)’, 여성은 ‘도박(13.0%)’을 선택했다.
미혼의 약 74.0%(남 67.1%, 여 81.1%)는 이혼 피해를 막기 위한 구체적인 방법을 제시했다. 이혼에 대한 대비책을 묻자 남성은 ‘없다(32.9%)’는 답변이 우세했지만, 이어 ‘혼전계약서 작성(19.7%)’을 많이 꼽았다. 여성은 ‘비자금 및 최소한의 재산공개(27.6%)’와 ‘혼인신고 보류(19.7%)’를 많이 택했다. 이 외에 전체 기타 의견으로는 ‘자녀 출산 보류(10.7%)’와 ‘결혼준비 간소화(7.5%)’ 등이 있었다.
이혼할 경우 가장 큰 걱정은 ‘경제 문제(31.2%)’와 ‘자녀 양육(30.5%)’이 차지했다.
‘2014년 결혼리서치’는 설문조사 전문회사인 온솔커뮤니케이션과 함께 전국의 25세 이상 39세 이하 미혼남녀 1000명(남성 507명, 여성 493명)을 대상으로 2014년 12월 1일부터 12월18일까지 진행했다.
김소연 기자 nicks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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