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텍, 퀄컴 본사 美샌디에고에 사무소 설립
칭 치앙 CEO "글로벌 플레이어, 북미에 칩 팔아야"
웨어러블 시장서도 격돌
[아시아경제 권용민 기자] 중국 중저가폰의 성장에 힘입어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 시장에서 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대만 칩셋 제조사 미디어텍이 퀄컴의 안방인 미국을 넘보고 있다.
26일(현지시간) IT전문매체 씨넷 등 주요외신에 따르면 미디어텍은 미국 스마트폰 제조사와의 거래를 위해 최근 샌디에고에 사무소를 열었다. 샌디에고는 라이벌 회사인 퀄컴 본사가 위치한 곳이다.
앞서 칭 지앙 미디어텍 사장은 지난 6일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15'에 참석해 "모바일 산업에서 글로벌 플레이어로 성장하려면 북미 시장에서 칩을 팔아야한다"고 언급, 미국 시장 진출에 대한 의지를 드러낸 바 있다.
외신들은 미디어텍이 미국 내 중저가 수요를 공략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퀄컴이 이미 미국 스마트폰 업계의 대표적인 칩 제조사로 자리를 잡은 상황에서 인지도가 거의 없는 회사가 비집고 들어올 틈이 없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특히 퀄컴도 이미 모토G, 루미아535 등에 탑재된 저사양 제품에 대한 제조 경력력을 보유하고 있어 이들을 대체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다.
현재 미국 이동통신사 중에서 미디어텍이 탑재된 제품을 판매하고 있는 곳은 T모바일 뿐이다. 알카텔 원터치 피어스, 알카텔 원터치 이볼브, 알카텔 원터치 이볼브2 등이다. 아직까지 퀄컴과 미디어텍의 점유율 격차는 적지 않지만 앞으로 미국 제조사들이 미디어텍 제품을 사용하기 시작하면 격차는 크게 줄어들 것으로 업계는 전망했다.
시장조사기관 가트너의 존 에렌선 이사는 "미국 진출은 미디어텍에 있어 좋은 사업 기회"라면서도 "퀄컴의 자리를 위협하기는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미디어텍과 퀄컴의 경쟁은 웨어러블 시장에서도 치열해질 전망이다. 외신들은 미디어텍이 최근 내놓은 안드로이드 운용체계(OS) 스마트워치용 AP 'MT2061'은 저전력 특성과 회사 특유의 저가 전략으로 시장 1위인 퀄컴 스냅드래곤 400시리즈를 빠르게 대체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특히 미디어텍은 퀄컴보다 30~50% 싸게 제품을 공급하는 탓에 지난 2013년에도 퀄컴은 모바일 AP시장에서 절반 이상의 점유율을 차지했지만 중국 중저가 시장에서는 미디어텍을 넘지 못했다.
권용민 기자 festy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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