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말 새 CI 발표…신혼부부 위한 스타일도 내달 제안
[아시아경제 이지은 기자] 최양하 한샘 회장이 이케아 반격에 나섰다. 한샘만의 가구 디자인 '한샘 스타일'을 선보이고 기업이미지(CI)도 새롭게 마련하는 등 전열을 가다듬었다.
26일 한샘 관계자는 "오는 4월 말께 한샘의 새 CI를 선보이고 대대적인 변화를 줄 것"이라며 "한샘만의 고유한 디자인인 '한샘 스타일'도 함께 발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최 회장이 지난해 3월 간담회에서 이케아와 디자인 차별화를 위해 한샘만의 고유한 디자인을 정립하겠다고 밝힌 지 약 1년만이다.
CI와 디자인을 바꾸는 것은 기존처럼 저렴한 제품만으로는 고객들을 붙잡아두기 힘들다는 인식에서다. 이케아는 물론 글로벌 생활용품 브랜드들이 한국시장을 겨냥해 속속 진출하고 있기 때문이다. 최 회장은 지난 신년사에서도 "지금처럼 원가ㆍ품질 중심의 경쟁력만으로는 지속적인 고객가치 창출은 불가능하며, 디자인을 통해 고객들에게 새로운 가치를 줄 수 있어야만 한다"고 말했다.
최 회장은 한샘의 롤모델로 일본의 '니토리'를 꼽은 바 있다. 니토리는 일본의 홈 퍼니싱 기업으로, 이케아의 일본 진출에도 불구하고 성장을 거듭해 매출 4조원을 넘어섰다. 이케아보다 제품을 더 저렴하게 공급하고, 토종 기업으로서 소비자의 입맛에 맞는 제품과 서비스를 제공한 것이 성장 비결이다. 한샘도 니토리처럼 한국인들의 취향과 생활습관에 딱 맞는 한국형 가구를 선보이겠다는 방침이다.
또 내달 중에는 신혼부부를 위한 새로운 인테리어 스타일을 제안, '라이프스타일을 판다'는 이케아와 정면으로 맞붙는다. 신혼 가구의 성수기인 봄철을 앞두고 한샘의 주 고객인 신혼부부들을 끌어들이기 위해, '새 가구'보다는 '새 스타일'로 승부하겠다는 전략이다.
최 회장은 이케아 진입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더욱 공격적으로 성장하겠다는 비전을 갖고 있다. 지난해 12월 18일 국내에 진출한 이케아는 개장 한 달 만에 월 매출액 180억원을 달성했지만, 한샘은 지난해 이케아 진입으로 인한 타격을 거의 받지 않았다. 증권가에서는 지난해 4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을 전년 동기대비 각각 23%, 40% 성장한 3550억원과 320억원으로 추산한다. 이는 이케아가 국내에 진출하기 한참 전부터 최 회장 주도로 철저히 준비해 왔기 때문이다. 원스톱 쇼핑이 가능한 플래그십(대형 매장), 인테리어 중심으로 구성된 쇼룸 등이 바로 그것이다.
한샘은 국내 가구업체 중에서는 처음으로 매출 1조원을 넘어섰으며, 지난해 매출은 1조2000억원을 넘어설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경영성과 평가사이트 CEO스코어는 최 회장을 국내 500대 기업 CEO중 상반기 가장 탁월한 경영성과를 거둔 인물로 선정됐다.
이지은 기자 leez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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