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은정 기자] 주요 중견기업의 정기 임원인사와 조직개편이 마무리되면서 20년 이상 연임에 성공한 장수 최고경영자(CEO)들이 주목받고 있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임원인사를 단행한 한샘은 최양하 회장 체제를 내년에도 지속키로 했다. 이로써 1979년 한샘에 입사해 영업과 생산의 주요 요직을 두루 거친 후 1994년 대표이사 전무 자리에 오른 최 회장은 21년째 대표이사로서 한샘을 이끌게 된다. 그야말로 직업이 CEO인 셈이다.
최 회장의 장수 비결은 뛰어난 성과에 있다. IMF 외환위기로 줄도산이 이어졌던 1997년 종합 인테리어 시장에 뛰어들어 사업 5년 만에 업계 1위로 올라섰다. 한샘은 지난해 1조69억원의 매출로 국내 가구회사로는 사상 처음 '1조원 클럽'에 가입했고 글로벌 가구 브랜드인 이케아가 국내에 매장을 개장한 올해도 사상 최대 실적을 기대하고 있다.
최 회장은 내년에 고객 감동과 임직원 육성에 초점을 맞춰 글로벌 기업으로의 성장 발판을 다질 계획이다. 특히 매출 10조원, 100조원 회사로 성장하려면 임직원의 역량을 최대한 끌어올려야 한다는 판단에 임원진들의 해외 연수를 독려하고 전략기획ㆍ인사ㆍ마케팅ㆍ법무팀 등의 조직도 강화한다. 회사 관계자는 "이케아 진출 등의 악재에도 불구하고 실적 성장과 신사업 추진 등 뛰어난 경영 성과를 거뒀다"며 "내년에는 영업 조직 만큼 스텝 조직에 투자해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하겠다는 게 최 회장 목표"라고 말했다.
일동후디스도 이금기 대표이사 회장 체제를 유지할 예정이다. 1996년부터 일동후디스 대표를 맡고 있는 이 회장은 1984년부터 26년간 일동제약 대표이사를 맡기도 했다. 1960년 일동제약 평사원으로 입사한 후 아로나민골드를 개발해 대박을 터트린 주역으로, 일동제약 오너인 윤원영 회장과 공동 경영을 책임지면서 '오너 같은 전문경영인'이라는 평가를 받아왔다. 일동후디스에서도 지분 41%를 보유한 사실상 오너 같은 CEO다.
일동후디스 관계자는 "경기침체 등 어려운 시기에도 회사 실적을 꾸준히 향상 시키며 안정적인 성장을 이뤘다"며 "전문경영인이지만 오너같은 책임감으로 회사를 이끌고 있다"고 말했다.
이은정 기자 mybang21@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