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최대열 기자, 임선태 기자]현대자동차가 지난해 환율때문에 영업이익이 크게 줄었다. 지난해 4분기 들어 다소 회복세로 돌아서긴했으나 2010년 이후 가장 낮은 7조원대 중반에 머물렀다.
22일 현대차가 발표한 지난해 경영실적을 보면, 지난해 영업이익은 7조5500억원(IFRS 연결기준)으로 전년보다 9.2% 줄었다. 2010년 국제회계기준(IFRS)을 도입한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매출액은 89조2563억원으로 같은 기간 2.2%, 국내외 판매대수는 496만1877대로 전년에 비해 4.8% 늘었다. 매출액이나 판매실적이 역대 최대 수준을 기록한 반면 영업이익이 줄어든 건 환율여건이 비우호적이었기 때문이라고 회사는 설명했다.
현대차는 "신차효과에 힘입어 매출액이 늘어난 반면 원화강세 등 비우호적인 환율여건으로 수익성이 줄었다"고 설명했다. 매출액에서 영업이익이 차지하는 영업이익률은 8.5%로 2013년보다 1%포인트 감소했다. 수년 전까지만 해도 현대차는 영업이익률 두 자릿수를 기록했으나 2년 연속 감소세다.
회사에 따르면 지난해 원ㆍ달러 평균환율은 전년에 비해 3.8% 줄어들었다. 여기에 신흥국 통화약세까지 더해져 환율변동이 실적에 부담으로 작용했다. 국내 공장에서 생산해 해외로 수출하는 물량이 여전히 상당수를 차지하고 있는데 환율이 낮아질 경우 가격경쟁력이 저하되는 데다 수익성에도 악영향을 끼쳐 현대차는 악재로 꼽고 있다.
환율이 다소 오름세를 보였던 4분기 실적은 직전 분기에 비해 나아졌다. 4분기 실적만 보면 ▲판매 133만7040대 ▲매출액 23조5742억원 ▲영업이익 1조8757억원을 기록했다. 모두 두 자릿수 이상 늘었다.
현대차 관계자는 "새롭게 선보인 i20와 같은 현지 전략차 판매 호조를 앞세워 4분기 매출액이 전분기 대비 10.8% 증가했다"며 "루블화 등 신흥국 통화 약세로 효과가 반감되기는 했지만 원ㆍ달러 환율이 안정세를 보이고 전사적으로 펼친 수익 개선 활동이 효과를 보이면서 영업이익은 전분기보다 13.8%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현대차는 이날 이사회를 열고 주당 배당액을 3000원으로 정했다. 시가배당률은 1.7%, 배당총액은 8173억원 정도다. 지난해 주당 1950원 수준의 배당을 실시했으나 배당을 대폭 늘렸다. 배당성향은 지난해 6.2%에서 올해 11.1%로 올랐다.
이원희 현대차 재경본부장은 이날 컨퍼런스콜에서 "1회성이 아니라 꾸준히 확대할 계획이며 중간배당을 실시하는 방안도 검토중"이라며 "오는 3월 주주총회에서 최종 결정된다"고 말했다.
올해 들어서도 중국, 미국 등 주요 시장에서 경쟁이 치열한 가운데 판매목표는 보수적으로 잡았다. 국내공장은 0.5% 줄어든 186만9000대, 해외공장은 3.2% 늘어난 318만1000대 정도로 잡았다. 국내외 판매목표로 잡은 505만대는 지난해보다 1.8% 정도 늘어난 것이다. 시장성장세에 비해 다소 보수적으로 잡은 셈이다.
이 사장은 "지난해에도 애초 발표한 목표 판매대수를 초과달성했다"며 "올해 판매목표인 505만대를 공정개선 등을 통한 생산성 향상 노력으로 초과달성토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새로 짓게 될 중국공장 등 추가 생산시설의 경우 내년 하반기 이후에나 가동에 들어가는 만큼 올해는 생산성을 끌어올리고 품질을 개선하는 등 질적개선에 집중하는 한편 내년 이후 양적성장에 나설 계획이라고 이 사장은 전했다.
최대열 기자 dychoi@asiae.co.kr
임선태 기자 neojwalker@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