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밴드 LTE-A' 세계 최초 상용화로 시작된 이통업계 진흙탕 싸움
KT, 21일 출시하겠다 공언했지만 판매점에 단말기 공급 안 돼
이통사, 제조사 검수시가 많이 걸려 출시 지연 vs 제조사, 출시일 밝힌 적 없다 주장
이통사 감정싸움은 과다 리베이트 공방전으로… 방통위, KT·LGU+ 조사할수도
[아시아경제 이초희 기자] 세계 최초 4배 빠른 롱텀에볼루션(LTE)인 '3밴드 LTE-A' 상용화로 잔칫상을 벌려야 할 이동통신 업계가 진흙탕 공방으로 얼룩졌다. 이동통신사간 갈등이 제조사로 불똥이 튀면서 서로 얼굴을 붉히고 있다. 이통사 간 감정싸움은 과다 장려금(리베이트) 공방전까지 번졌다. 정부도 과도한 리베이트에 대해 추가 조사 가능성을 열어놓으면서 파장이 확산되고 있다.
◆제때 안 줘서 라는 '이통사' vs 최종검사도 안 끝났다는 '제조사'= KT는 20일 갤럭시노트4 S-LTE가 21일 전국 올레 매장에서 판매된다는 말과 함께 '진짜 3밴드 LTE-A 세계 최초 상용화가 왔다'고 보도자료를 배포했다. 앞서 SK텔레콤이 3밴드 LTE-A 세계 최초 상용화를 주장한 것에 반박하기 위해 '진짜'라는 표현까지 쓰며 대대적인 홍보에 나섰다. SK텔레콤도 물량을 확보해 소비자들에게 공급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21일 KT유통점에서 3밴드 LTE-A 단말기는 찾을 수 없었다. 삼성전자로부터 단말기를 공급받지 못했기 때문이다. KT 관계자는 "삼성전자의 최종품질 검수에 시간이 많이 소요되고 있기 때문에 예정된 날짜에 입고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는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품질검수가 남아있는 상태인 데다 출시일을 밝힌 적이 없다는 것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대내외적으로 출시일을 얘기한 적이 없다"며 "이통사 간 세계 최초 경쟁을 하면서 생긴 일로 중간에서 난처하게 됐다"고 토로했다. 이통사 간 세계 최초 갈등이 제조사로 불똥이 튀었다는 시각도 있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이 지난 20일 이통사에 단말기 공급이 어렵다고 통보했음에도 이통사가 일단 내고 보자는 식으로 강행한 것"이라고 말했다.
◆방통위 신고로 맞서는 이통사= 3밴드 LTE-A 세계 최초 자리를 놓고 시작된 이통사 간 기싸움은 과도한 리베이트 논란으로 확산되면서 방송통신위원회 조사로 이어지는 등 파장이 심상치 않다. 앞서 KT는 지난 19일 SK텔레콤이 지난 주말 과다 장려금(리베이트) 지급으로 과다보조금을 살포했다며 방통위에 조사를 촉구하며 문제를 제기했다. 방통위는 이통 3사 현장점검 이후 21일부터 SK텔레콤 단독 조사에 착수했다. SK텔레콤은 KT와 LG유플러스의 불법 영업에 대한 증빙서류를 21일 방통위에 제출하는 등 이통사 간 갈등은 격화되는 양상이다.
방통위는 SK텔레콤 조사와는 별도로 KT와 LG유플러스에 대해 조사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방통위 관계자는 "KT와 LG유플러스에 대한 증빙자료를 아직 검토하지 못했다"고 전제한 뒤 "조사할지 여부는 논의해봐야 되며 만약 조사를 하게 되더라도 이번 SKT 건과는 별도로 진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통상적으로는 방통위에 신고서가 접수되면 현장점검이 이뤄지며 불법 정황이 포착될 경우 사실조사에 착수하게 된다. 방통위 관계자는 또 "이통사 간 마케팅 전략에 정부가 개입할 부분은 아니지만 소비자를 위한 서비스 및 품질에 대한 경쟁이 아니라 의미 없는 소모전을 벌이고 있다"고 꼬집었다.
이초희 기자 cho77lov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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