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타르 마스터스 1라운드서 공동 3위, 피셔 선두, 양용은 공동 83위
[아시아경제 김현준 골프전문기자] '루키' 안병훈(24)의 초반 스퍼트가 돋보였다.
21일 밤(한국시간) 카타르 도하골프장(파72ㆍ7400)에서 끝난 유러피언(EPGA)투어 카타르 마스터스(총상금 250만 달러) 첫날 5언더파를 작성해 공동 3위를 달리고 있다. 선두 올리버 피셔(잉글랜드ㆍ7언더파 65타)와는 2타 차, '루키의 반란'까지 기대해 볼만한 자리다. 라파엘 카브레라 베요(스페인)가 2위(6언더파 66타)에서 추격전을 시작한 상황이다.
안병훈이 바로 안재형-자오즈민 '탁구커플'의 아들로 유명한 선수다. 안재형은 1988년 서울올림픽에서 남자복식 동메달을, 자오즈민은 중국대표로 나서 복식 은메달과 단식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두 사람은 특히 한국과 중국의 수교 전인 1989년 결혼해 국경을 초월한 사랑이야기로 빅뉴스를 만들었다.
안병훈 역시 남다른 '스포츠 DNA'를 앞세워 차세대 월드스타를 꿈꾸고 있다. 7살 때 아버지를 따라 골프연습장에 가면서 골프와 인연을 맺었고, 2005년 12월 미국 플로리다주로 건너가 본격적인 골프 수업을 시작했다. 안재형이 2007년 대한항공 탁구팀 감독을 1년 만에 그만둔 것도 이 때문이다. 2009년 US아마추어선수권에서 최연소 우승을 일궈내 성장 속도도 빨랐다.
2011년 프로 전향 이후에는 그러나 3년 동안 EPGA투어 2부 투어 격인 챌린지투어를 전전하면서 프로무대의 높은 벽을 실감했다. 2012년 상금랭킹 82위, 2013년 25위로 가시밭길을 걷다가 지난해 드디어 상금랭킹 3위에 올라 2015시즌 풀시드를 확보했다. 지난주 아부다비에서는 3라운드에서 홀인원을 터뜨리는 등 공동 12위에 올라 가능성을 과시했다.
무엇보다 186cm에 96kg의 건장한 체격에서 뿜어져 나오는 장거리포가 위력적이다. 10번홀(파4)에서 출발한 이날은 12번홀(파4) 버디에 이어 14~16번홀의 3연속버디로 기선제압에 성공했다. 드라이브 샷이 다소 흔들렸지만 그린을 딱 두 차례만 놓친 컴퓨터 아이언 샷이 동력이 됐다. 후반에는 1번홀(파5) 버디와 3번홀(파3) 보기를 맞바꿨고, 6번홀(파4) 버디로 1타를 더 줄였다.
디펜딩챔프 세르히오 가르시아(스페인)는 공동 22위(3언더파 69타)에서 대회 2연패를 위해 실전 샷 감각을 조율하고 있다. 아부다비에서 세계랭킹 1위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와 'US오픈 챔프' 마틴 카이머(독일)를 격침시킨 이변의 주인공 개리 스탈(프랑스)은 반면 이븐파로 공동 72위에 그쳤다. 한국은 양용은(43)이 공동 83위(1오버파 73타)에서 고전하고 있다.
김현준 골프전문기자 golf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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