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암초 38회 열혈 선배들은 어려운 후배 돕는 방법 문의...가정형편 어려운 돈암초 어린이 20여명 선발해 쌀, 난방비 지원
[아시아경제 박종일 기자] 주민센터 기능이 주민 요구에 따라 진화하고 있다.
각종 공연 등으로 문화 향유 공간으로 주민들이 모여 한바탕 잔치를 벌이는 잔칫집으로 변신하기도 한다.
지역에 문제가 있을 때에는 주민들이 모여 치열하게 난상토론을 벌이는 마을민주주의의 현장이 되기도 한다.
요즘처럼 추운 날씨가 이어지면 어려운 이웃을 위해 나눔을 실천하고 싶은 주민의 요구가 많아지고 주민센터는 '나눔 허브센터'로 변신하기도 한다.
그 대표적인 곳이 성북구 동선동주민센터이다. 돈암초등학교 제38회 동창회는 최근 어려운 가정형편의 후배들을 돕고 싶은 마음을 동선동주민센터로 문의했다.
주민센터는 돈암초등학교와 연계해 저소득 20가구를 선정해 쌀 10kg와 난방비 5만원을 후원하도록 했다.
또 이를 직접 배달할 수 있도록 안내까지 해 후배들에게 선배들의 사랑과 배려를 전하는 온도를 높였다.
돈암초등학교 동창회는 주민센터에 후원가구 선정을 잘 해주었다는 감사를 전하면서 지속적인 후원 방법과 자원봉사 방법을 문의하는 등 적극적인 관심까지 보였다.
이 뿐 아니다. 사랑의연탄나눔운동본부도 자원봉사자 35명이 이 주민센터를 통해 저소득 6가구에 연탄 1800장을 나눠주었다.
새학기를 맞아 입학 예정인 기초수급자 및 차상위 계층 아동 가구의 경제적 부담을 덜어 주고 싶다는 문의도 이어지고 있다.
주민센터는 ‘동선동 희망온돌 따뜻한 겨울나기’ , ‘꿈키움 한울타리’ 등 맞춤형 성금 사업을 통해 이런 도움의 손길을 모아 초등학교 취학 가구에는 가방구입비, 중·고등학교 취학 가구에는 교복구입비, 대학교 취학 가구에게는 입학지원금 등의 명목으로 총 580만원을 지원할 예정이다.
동선동주민센터 관계자는 “어려운 이웃을 위해 나눔에 동참하려고 해도 누구를 어떻게 도와야 하는지를 몰라 주저하는 주민들이 의외로 많다”면서 “그런 주민들의 요구를 파악해 도움이 필요한 주민에 대한 데이터가 풍부한 주민센터의 장점을 발휘해 나눔 허브센터로 운영하고 있다”고 했다.
나눔을 실천하는 주민의 뜻을 기리기 위해 2014년 ‘우리동네 아름다운 사람들’이라는 명예의 전당을 설치한 이후에는 나눔에 동참하고 싶다는 문의까지 부쩍 늘었다.
김영배 성북구청장은 “어려운 경제상황 속에서 나눔에 동참하려는 성북구 주민은 오히려 늘어나고 있다”면서 “이들의 도움이 필요한 곳에 제대로 지급되고 있는 지 항상 제대로 점검하고 개선해나가는 게 지방정부의 의무라고 생각하며 주민센터가 이의 역할을 훌륭히 해내고 있다는 것에 자부심을 느낀다”고 밝혔다.
박종일 기자 drea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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