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철현 기자] 은행의 가계대출이 지난해 12월 한 달 동안 6조6000억원 증가했다. 두 달 연속 역대 최대 증가폭을을 보였던 10월과 11월의 6조9000억원보다는 축소됐지만 여전히 6조원 이상의 높은 증가세를 지속하고 있다.
한국은행은 14일 '12월 중 금융시장 동향'을 발표하며 이 같이 밝혔다. 지난달 말 현재 국내 은행의 가계대출 잔액(모기지론 양도 포함)은 560조9000억원으로 한 달 전보다 6조6000억원이 늘었다. 이로써 지난해 한 해 동안 은행의 가계대출은 37조3000억원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2012년의 20조9000억원, 2013년 23조3000억원의 증가폭을 보였다는 점을 감안하면 지난해 증가세가 두드러진다.
12월에도 주택담보대출이 가계 빚 증가의 원인이 됐다. 주택담보대출은 한 달 새 6조2000억원이 늘어 가계대출 증가의 대부분을 차지했다. 전월의 5조9000억원보다 증가폭도 커졌다. 한은 관계자는 "규제완화 및 저금리 영향이 지속되는 가운데 신규 분양 호조에 따른 대출 수요도 가세함에 따라 전월에 이어 큰 폭의 증가를 보였다"고 설명했다. 은행의 마이너스통장 등 기타대출은 5000억원이 늘었다. 전월 1조원이 늘어난 데 비해 증가폭이 둔화됐다. 이는 연말 상여금 등에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반면 기업의 원화대출(잔액 675조8000억원)은 큰 폭으로 감소했다. 12월 한 달 동안 11조1000억원이 줄었다. 대기업 대출은 기업의 연말 부채비율 관리를 위한 일시상환 등으로 6조3000억원이 감소했다. 중소기업 원화대출도 11월 4조9000억원 증가에서 12월 4조8000억원 감소로 돌아섰다. 한은 관계자는 "연말 부실채권 정리, 11월말 휴일로 인해 이연된 결제성자금대출의 12월초 상환 등 특이요인으로 큰 폭의 감소세를 나타냈다"고 말했다.
회사채는 3000억원 순발행에서 2000억원 순상환으로 바뀌었다. 연말 기관투자자의 매수세 감소 등에 따른 것이다. 기업어음(CP)은 공기업의 부채감축 노력 등으로 8000억 순상환으로 전환했다. 주식발행은 제일모직 등 일부 대기업의 기업공개 등으로 전월에 이어 상당 폭 증가(11월 2조5000억원→12월 2조6000억원)했다.
은행 수신은 월간 증가폭이 17조4000억원에서 5조2000억원으로 줄었다. 정기예금이 지자체의 연말 재정집행을 위한 예금 인출, 일부 대기업의 만기도래자금 회수 등으로 감소한 데 따른 것이다. 자산운용사 수신은 8조7000억원 감소로 전환됐다.
김철현 기자 kch@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