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송미술관, 한국가구박물관, 길상사, 심우장, 한양도성… 성북동 그 자체가 하나의 박물관..‘성북동역사문화지구’·‘역사체험’복합문화공간 조성으로 성북동 르네상스 맞아
[아시아경제 박종일 기자] 서울 성북구 성북동이 르네상스를 맞고 있다.
성북동은 그동안 뛰어난 자연경관과 한양도성을 비롯 간송미술관 길상사 심우장 성락원 이태준가, 최순우 옛집, 한국가구박물관 등 조선시대부터 근현대의 역사와 문화가 오롯이 남아있는 독특한 공간이지만 그에 비해 대중적 인지도가 낮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그러나 G20 정상회의 등 이유로 우리나라를 찾은 외국 정상과 영부인 등이 우리의 전통문화를 체험하기 위해 제일 먼저 찾는 곳이 바로 성북동이었다.
2014년7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한국가구박물관 방문은 중국의 저명인사 뿐 아니라 600만 요우커 발길을 명동이나 삼청동이 아닌 성북동으로 향하게 하는 데 결정적 역할을 했다.
그 이전에는 헐리우드 스타 브레드피트가 있었다.
성북동의 진가를 확신한 성북구(구청장 김영배)는 민선 5기에 이어 민선 6기 중요한 과제로 성북동을 관광명소로 브랜드화 하고 이를 중심으로 성북구를 스토리가 있는 역사문화의 도시로 만들기 위한 계획을 추진해 왔다.
성북동역사문화지구 사업이 그 예이다.
성북동다움을 찾고 유지할 수 있도록 성북동의 장기적인 비전을 제시, 지역별 장소성과 경관적 특성을 보호·유지·강화하는데 필요한 건축물 형태, 높이, 용도계획과 공공사업의 구체적 기준을 마련한 사업으로?성북구는 2012년7월부터 이 계획을 수립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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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별 특성 및 현행 용도지역과 토지이용 현황을 고려, 최대 개발 규모를 설정했으며 한양도성 변 지형차가 심한지역은 필지 간 공동개발을 불허하는 가구계획을 통해 지형유지 및 높이관리를 유도할 수 있도록 했다.
한양도성과 주요 문화재 주변과 구릉지 주거지 밀집지역의 경우 정주환경 보호를 위해 소매점과 음식점 등을 제한적으로 허용했고 전통공방, 전통체험시설 등을 주거 내 도입할 수 있는 기준을 마련했다.
또 관광인프라 확충을 위해 한양도성과 성북동이 가장 가깝게 만나는 성북쉼터 일대를 확대해 주제공원으로 계획했다.
지구단위계획을 통해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등재를 목표로 추진 중인 한양도성과 함께 역사·문화·자연적 자산을 활용하고 되살려 성북동의 가치와 품격을 높임으로써 북촌~삼청동~정릉으로 이어지는 전통문화관광벨트와 함께 성북동을 대한민국의 미래 동력으로 성장시킬 수 있다는 게 성북구와 서울시의 입장이다.
성북구는 성북동의 역사와 문화를 테마 별로 전시하는 박물관 이미지 부각에 정성을 들이고 있다.
한국의 전통 목가구, 옹기·유기 등 전통 살림살이를 전시하는 한국가구박물관은 총 2000여 점의 소장품을 아름다운 한국 전통 가옥인 한옥 구조 속에 자연과 조화롭게 전시함으로써 서울에서 가장 아름다운 박물관 중 하나로 꼽히고 있다.
가구박물관 위쪽으로 옛돌박물관이 개관 예정이며 성북구는 그 일대를 유기박물관, 은기(은입사)박물관, 옹기를 정자와 함께 전시한 정원박물관, 민화박물관, 자수박물관, 조각박물관, 불교박물관 등으로 조성하여 한국전통 문화를 보여줄 수 있는 대표 박물관 클러스터를 만들 계획이다.
주변에는 세계기록유산으로 지정된 훈민정음 해례본과 혜원 신윤복의 풍속도를 비롯한 국보급 문화재 수백여점을 소장한 간송미술관과 도심 속 청정도량으로 무소유를 설파하신 법정스님이 시주받은 대원각이라는 요정을 사찰로 탈바꿈한 길상사가 있다.
또 독립 운동가이자 시 ‘님의 침묵’으로 유명한 만해 한용운 선생이 살던 심우장을 비롯한 소중한 역사자원이 많아 풍부한 시너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평이다.
김영배 성북구청장은 “도시 전체가 하나의 박물관으로 불리는 성북동이 향후 대한민국 100년의 관광산업을 이끌 중요한 자원”이라며 “성북동역사문화지구사업과 함께 미아리 고개 정상부를 역사성과 상징성을 가진 공간으로 평화공원을 조성하고 점성촌과 하나로거리가 위치한 동선동 일대를 문화관광 특구로 조성함으로써 성북구의 역사와 문화를 알리는 시너지를 발휘해 더 많은 관광객들을 불러 모으기 위한 분야별 공공사업 계획을 마련하고 지속적 추진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서울시도 성북동을 역사문화지구와 보행환경 개선지구로 선정하는 등 성북구와 함께 성북동 르네상스에 속도를 맞추고 있다. 성북동의 옛 길 재현 등 고유의 컨텐츠를 활용한 역사체험 복합문화공간을 조성해 지역경제 활성화를 꾀한다는 계획이다.
박종일 기자 drea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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