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지연진 기자]미국 판매 1위 비만치료제가 다음 달 국내에 출시될 전망이다.
9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일동제약이 국내 판매권을 가진 비만치료제 '벨빅'이 이달 말 식약처의 허가를 받고 다음 달부터 판매에 들어간다.
미국 아레나사가 개발한 벨빅은 세계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비만치료제다. 시장조사업체 IMS에 따르면 벨빅은 1월 첫주 미국내 시장점유율이 46.3%로 경쟁약이 비버스의 큐시미아(29.6%)와 오릭시겐 테라튜픽스사의 콘트라브(24.1%)보다 훨씬 앞섰다.
벨빅은 지난 2012년부터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승인을 받고 판매되기 시작했다. FDA가 제네칼 이후 13년만에 판매허가를 내준 비만치료제로 주목을 받았다. 식욕을 억제해 체중을 감량하는 방식으로 비슷한 효과를 내는 '리덕틸'이 심장질환 부작용을 일으켜 시장에서 퇴출된 이후 전세계 비만 치료제 시장을 달군 의약품으로 자리매김했다.
우리나라 비만시장은 리덕틸 퇴출 이후 침체된 상황이다. 지방흡수억제제인 제니칼이 판매되고 있지만 체중감소효과가 식욕억제제에 비해 크지 않아 처방실적이 많지 않다. 제니칼은 위장에서 흡수되지 않은 지방이 배변을 통해 배출되는 만큼 불편하다는 지적도 있다.
하지만 국내 비만 시장의 성장 가능성은 매우 크다. 2012년 국민건강통계를 보면 우리나라 성인 3명 가운데 1명이 비만이다. 경제가 성장하면서 먹거리가 풍족해져 1인당 열량 섭취가 크게 늘어난데다 육체노동은 감소하면서 비만 인구는 계속 늘어나는 추세다.
이 때문에 다이어트 시장도 급성장 중이다. 국내 다이어트 시장은 2012년 1조7000억원에서 지난해 4조원 가량으로 커진 것으로 업계는 추정하고 있다. 다이어트 보조식품과 비만수술 등을 모두 합친 금액이다. 지난해 제니칼 처방액이 50억원인 것을 감안하면서 효과가 뛰어난 새로운 비만치료제가 나올 경우 황금알을 낳는 거위인 셈이다.
국내 비만시장이 무주공산인 만큼 토종 제약사들도 비만 치료제 개발에 사활을 걸었다. 종근당은 비만치료 신약물질을 개발, 미국의 지프겐사와 손잡고 미국과 호주에서 임상을 진행 중이다. 벨로라닙(성분명)으로 작명된 'CKD-732' 물질은 식욕이나 지방흡수를 억제하는 기존약과 달리 인체 세포에서 지방합성을 막는 방식이다. 지방세포의 지방합성이 억제되면 남아있는 지방이 태워져 에너지로 사용되면서 살이 빠지는 것이다.
CKD-732는 고도비만과 유전적으로 식욕이 억제되지 않는 프래더 윌리 증후군에서 안전성과 유효성을 입증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호르몬 조절 등을 관장하는 뇌하수체 부위 손상으로 인한 비만환자에게도 효과가 있다는 임상 중간 결과도 나왔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비만치료제 시장은 부작용 사례가 많아 침체됐었다"면서 '비만치료제는 다이어트 보조제에 비해 효과가 훨씬 커 수요가 많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연진 기자 gy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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