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조슬기나 기자]"오죽 답답하고 힘들까 하는 생각이 들어 어깨가 무겁다." 최근 대학생들로부터 'F학점'을 받은 최경환 경제부총리가 직접 캠퍼스를 찾아 취업과 일자리 등에 대한 젊은 층의 고민을 들었다.
앞서 대학가에 최경환경제팀의 경제정책을 비판하는 대자보가 확산되자 "생각이 같을 순 없다. 대화의 기회를 갖겠다"고 말한 데 따른 후속행보다.
최 부총리는 8일 대전광역시에 위치한 충남대학교 중앙도서관 1층 카페를 찾아 대학생 12명과 만남을 가졌다. 그는 "단군이래 최고 스펙을 가졌다는 청년들이 제대로 된 직장을 가지기 힘들고 대학등록금이 빚으로 남는 상황을 걱정하고 있다"며 정부의 대책이 아직 청년층 눈높이에 못미치고 있다는 지적에 공감을 표했다.
또한 최근 대학가에 정부정책과 관련한 대자보가 잇따라 붙고 있는 것과 관련해 "청년들이 개인적인 성취뿐 아니라 정부정책이나 공공영역에 관심이 많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며 "참여와 비판이 고맙기도 하면서, 한편으로는 오죽 답답하고 힘들까 하는 생각이 들어 미안하기도 하고 경제정책 총괄자로서 어깨가 무겁다"고 말했다.
이날 참석한 대학생들은 약 90분에 걸쳐 최 부총리에게 창업, 취업과 일자리, 등록금ㆍ부동산 등 '삼포세대'의 고충을 가감 없이 털어놨다. 삼포세대란 취업난과 불안정한 일자리, 학자금 부담, 집값 상승 등 사회적 압박으로 인해 연애, 결혼, 출산 등 세 가지를 포기한 청년층을 일컫는 신조어다.
한 충남대학생은 "정부가 경력단절여성 등에 대한 정책은 많이 내지만, 정작 실업을 겪고 있는 청년층에 대한 대책이 미흡하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학생은 "중소기업은 복지나 임금이 열악해 대기업 선호현상이 빚어지고 있다"며 "파이를 나눠 일자리를 창출해달라"고 요청했다.
최 부총리가 추진 중인 노동시장 유연성 강화, 비정규직 사용연한 연장 등에 대한 지적도 제기됐다. 한 학생은 최 부총리의 '정규직 과보호' 발언과 관련 "먼저 정규직과 비정규직 간 임금차이를 줄여야 한다"고 언급했다.
이날 행사는 청년층의 고충을 직접 듣고 우리경제의 희망적 미래상을 전달해야한다는 최 부총리의 의견에 따라 마련됐다. 이는 최근 대학가에 최경환노믹스를 비판하는 대자보가 확산되는 것과 무관하지 않다.
지난달 초 연세대와 고려대에 최 부총리의 '정규직 과보호' 발언을 비판하는 '최씨 아저씨께 보내는 협박편지' 대자보가 붙었고, 같은 달 30일 경희대에서는 시험지 형식을 빌려 최 부총리가 추진 중인 정책에 'F학점'을 매긴 대자보가 등장했다. 앞서 최 부총리는 이에 대해 "저도 (대자보를)읽어봤는데 젊은 대학생들이 현실에서 느낀 좌절감을 표시하는 것이 아니겠느냐"고 언급한 바 있다.
한편 최 부총리는 이날 오후 '일하기 좋은 기업'으로 선정된 삼전정밀을 방문해 작업현장을 돌아보고 기업인, 근로자들과 간담회를 가졌다.
그는 이 자리에서 "노동시장 개혁은 금년도 역점과제로, 대기업 정규직 채용을 늘리고 비정규직과 중소기업 일자리의 질을 높이는 데 목적이 있다"며 "장기적인 노사 상생관계 형성을 위해 근로자와 기업이 기업성장의 과실을 공유할 수 있도록 우리사주제도의 활성화를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대전=조슬기나 기자 seu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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