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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틴, 국제 사회 발언 목소리 줄어드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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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백종민 기자]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크림 합병과 이에 따른 서방의 제재를 충분히 견딜 수 있을 것이라는 오판이 현재의 외환위기로 치달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아울러 최근 몇 년 사이 세계 지도자 중 영향력 1위를 차지하던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강경한 목소리도 올해는 톤이 달라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블룸버그는 최근 러시아 고위 관료의 발언을 인용해 이같이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지난해 크림 합병 이전 각료들을 소집해 서방의 제재에 따른 영향력을 점검했다.


이 회의에서 참석자들은 러시아가 충분한 외화를 보유하고 있는 만큼 제재가 진행되더라도 문제가 될 것 없다는 조언을 했고 푸틴은 크림 합병을 자신의 의지대로 진행했다.

연초만 해도 푸틴의 생각은 맞는 듯했다. 하지만 복병이 있었다. 국제 유가 하락이다. 러시아 경제에 결정적 영향을 미치는 유가 급락은 당시 계산한 경우의 수가 아니었다.


그럼에도 푸틴은 지난해 말 연례 기자회견에서 러시아가 향후 2년간의 경제 위기를 버틸 수 있는 외환을 보유하고 있다고 진단하며 시장과 국민의 불안 심리를 달랬다.


사실 현재 러시아의 외환보유고는 연초 대비 20% 가까이 감소했다 해도 푸틴 집권 초기인 99년과 비교하면 엄청나게 불어나 있다. 푸틴이 처음 크렘린에 입성했을 때 그의 수중에는 130억달러가 고작이었다. 반면 외채는 1330억달러나 됐다.


아무리 최근 보유고가 많이 줄었다 해도 지난달 현재 기준으로 3000억원대 후반에 이르는 러시아의 외환 보유고는 여전히 푸틴의 든든한 뒷배경이 되고 있다.


다만 이 금액이 현재의 위기를 이겨낼 수 있는 충분한 버퍼인지에 대해서는 의견이 다소 엇갈리고 있다.


모스크바 가이다르 경제정책 연구소의 키릴 로고프 연구원은 "(외환 보유고 감소에 따라) 러시아가 겪게 되는 통제 불능의 충격이 푸틴의 경제모델을 뒤흔들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렇다고 흔들리는 지지기반을 다잡기 위해 돈을 풀어댈 수도 없는 상황이다. 자칫 실기라도 해서 외환보유액이 뚝 떨어질 경우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도 정치적 영향력이 감소할 수 있는 때문이다. 국제신용평가사들은 러시아의 재정 상황이 악화되면 언제든 신용등급을 떨어뜨릴 준비를 하고 있다.


정부에 비판적인 알렉세이 쿠드린 전 러시아 재무장관은 "지난 14년간 쌓아온 자금은 푸틴의 정치적 영향력과 동일하다고 보면 된다"고 했다. 정부 금고에 돈이 비면 푸틴의 권력도 사상누각이 될 수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실제로 러시아 내부는 물론 국제사회에서 푸틴의 입김은 외환보유고와 유사한 행보를 보여 왔다. 2007년 러시아 외환보유액이 3000억달러를 넘어서자 푸틴은 미국에 대한 비판을 공개적으로 하기 시작했다. 우크라이나 사태 이전 서방의 가장 큰 반발을 불러왔던 2008년 러시아의 조지아 침공 당시에는 외환보유액은 사상 최고치인 5980억달러에 이르렀다.


러시아 주재 영국 대사를 지닌 토니 브렌튼도 "푸틴의 외환보유액을 외교 정책과 연관시키는 경향이 있다"고 했다. 그는 "1999년 러시아 경제가 파탄나지만 않았어도 푸틴의 나토의 세리비아 공습을 보고만 있지 않았을 것"이라고 했다.




백종민 기자 cinqange@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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