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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복70년] 한국 정치 얼마나 달라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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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혜원 기자] 1995년 4월의 일이다. 당시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의 '베이징 쓴 소리'는 신선한 충격을 안겼다. 이 회장은 언론인들 앞에서 "우리 정치는 4류, 관료와 행정 조직은 3류, 기업은 2류"라고 일갈해 파장을 일으켰다. 우리나라에서 1류의 기업이 탄생하려면 관료와 행정 조직, 나아가 정치권이 더 잘해야 한다는 현실을 이 회장 특유의 정공법으로 지적한 것이었다. 이후 삼성그룹은 정부와 정치권의 적잖은 합공을 받았으나 20여년이 흐른 지금은 글로벌 1류 기업으로 당당히 성장했다는 평을 받는다.


[광복70년] 한국 정치 얼마나 달라졌나 ▲ 8월16일 오전 9시 마포형무소 앞, 광복을 기뻐하는 군중들.(출처: 위키피디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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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우리 정치는 어떠한가. 해방 이후 한국 정치는 70년의 세월과 함께 변화에 변화를 거듭해 왔다. 하지만 그 수준은 여전히 4류에 머물러 있다는 오명을 씻어내지 못했다는 지적이 많다. 우리는 이를 '정치 실패'로 규정짓는다. 이인권 전 한국경제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정치권이 한국 사회의 비정상(非正常)의 정상(頂上)의 위치에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며 "사회 구성원 간의 갈등을 조정하고 이해당사자 간의 타협을 유도하는 중요한 중재자로서의 역할을 담당해야 할 정치권이 오히려 갈등을 조장하고 이해집단의 불법행위를 방조하는 정치 행태는 한국 시스템의 리스크를 높이고 구조적인 정치 실패로 더욱 고착화됐다"고 지적했다.

한국의 정치 위기는 어쩌면 태동 단계부터 군부독재 정치를 거치면서 예견됐을 지 모른다. 3년의 미 군정기를 거쳐 대한민국 정부가 수립된 1948년 이후 한국의 정치사는 크게 6개 시기로 구분할 수 있다. 대한민국 최초의 공화 헌정 체제인 제1공화국부터 1987년 이후 개헌에 따라 세워진 제6공화국까지 이어졌다. 노태우 정권 이후 지금까지 계속돼온 제6공화국은 정권에 따라 문민정부(김영삼 대통령)ㆍ국민의 정부(김대중 대통령)ㆍ참여정부(노무현 대통령)ㆍ이명박정부ㆍ박근혜정부로 각각 불렸다.


이승만 초대 대통령이 이끌었던 제1공화국은 1948년 7월17일에 제정된 헌법에 의해 같은 해 8월15일 수립됐다. 1960년 4ㆍ19혁명으로 붕괴되기 전까지의 시기다. 4ㆍ19혁명 이후 허정이 이끄는 과도내각을 거쳐 수립된 제2공화국은 최초의 자유민주주의 체제였다. 그러나 제2공화국은 5ㆍ16 군사정변에 의해 수립 9개월 만에 명을 다했다.

1961년 5ㆍ16 군사쿠데타로 정권을 잡은 박정희는 1년 7개월 간의 군정을 한 뒤 1962년 12월17일 국민투표로 확정된 개정헌법에 의해 1963년 10월 대통령선거와 11월 제6대 국회의원선거를 거쳐 12월17일 취임했다. 이 때부터 1972년 10월17일의 '10월유신' 전일까지를 제3공화국으로 부른다. 이어 박 대통령의 개인 독재와 영구 집권을 위해 만들어진 제4공화국 시대가 열렸다. 10ㆍ26 사태로 박 대통령이 피살된 직후 정부는 계엄령을 선포하고 12월6일 통일주체국민회의는 유신헌법에 의해 국무총리 최규하를 제10대 대통령으로 선출했으나 유신 체제는 사실상 박정희의 죽음과 함께 끝났다. 박정희가 이끈 유신 체제는 무너졌으나 전두환을 중심으로 하는 신군부 세력이 권력을 찬탈하면서 제5공화국이 시작했다. 이 시절 한국 정치사에 획을 그은 6월 민주항쟁(1987년)이 일어나 과거 군사독재와 같은 강압적인 통치 체제는 막을 내렸다.


제6공화국은 1987년 10월27일 헌정 사상 최초로 여야 합의에 의해 개정된 헌법이 제정되면서 출발했다. 대통령 직선제와 5년 단임제가 실시되는 등 민주주의가 싹을 틔우기 시작했다.


이처럼 한국의 정치사는 독재와 분단 속에서 굴곡을 넘어 민주주의를 쟁취해 왔지만 여전히 정치권에는 권위주의적 잔재가 남아 있다는 지적이다. 우리 국민이 정치권에 대한 뿌리 깊은 불신을 갖게 된 것도 국회를 중심으로 한 우리나라 정치권에 팽배한 각종 부조리 탓이다. 한국의 정치판에서 우파와 좌파를 대변하는 양 정당은 사회적 통합보다는 지지자 편 가르기로 갈등과 분열을 오히려 조장했다. 한국의 정치 실패는 이런 정치 시장 구조와 무분별한 입법권 남발 등 국회의 역할론과 맞닿아 있다는 분석이다.


김인영 한림대 정치행정학과 교수는 "대한민국 국회는 정치적이고 자의적인 입법권의 남발로 대한민국 발전의 장애가 되는 정치 실패의 중심에 서게 됐다"며 "정치 실패의 핵심은 정부에만 의존하려는 인간과 기업을 만들어내는 민주주의 구조와 국회의 역할에 있다"고 지적했다.


현 정권인 박근혜정부에서 핵심 국정과제로 내세운 '창조경제' 정책은 정치 실패의 대표적 사례 중 하나로 거론된다. 최병일 전 한국경제연구원장은 "박근혜정부가 해야 할 일은 기업가 정신이 제대로 작동할 수 있는 시장 환경을 조성해주는 것"이라며 "창조경제의 기본 틀을 제도화하는 것은 정치권의 몫으로, 창조경제 성패의 관건은 정치권이 쥐고 있다"고 강조했다.




김혜원 기자 kimhye@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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