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병희 기자] 조르조 나폴리타노 이탈리아 대통령이 재차 물러나겠다는 뜻을 밝혔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이 지난달 3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나폴리타노 대통령은 이날 연말 연설에서 자신이 고령이고 지친다는 느낌이 커지고 있다며 물러나기로 결심했다고 말했다. 나폴리타노 대통령은 오는 6월이면 90세가 된다.
그는 점점 피로감이 커지고 있어 대통령 업무를 수행하기가 힘에 벅찬다고 말했다. 나폴리타노 대통령은 언제 물러날 것인지를 정확히 밝히지는 않았다. 하지만 이탈리아 정치권에서는 1월 중순께가 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고 있다.
그는 지난달 중순 대통령궁 모임에서 이탈리아의 EU 의장국 역할이 끝나는 시점에서 물러나겠다는 뜻을 밝힌 바 있다.
이탈리아의 EU 의장국 지위는 공식적으로 이날 끝났다. 하지만 실제로는 마테오 렌치 총리가 오는 13일 스트라스부르의 유럽의회에서 연설하고 의장직 지위를 라트비아에 넘길 예정이다. 이에 따라 나폴리타노 대통령이 14일이나 15일 정도에 사임할 것으로 전망된다. 원래 예정된 나폴리타노 대통령의 임기가 오는 2020년까지다.
나폴리타노 대통령은 2006년 5월 7년 임기의 대통령에 처음 선출됐다. 2013년 4월에는 이탈리아 역사상 처음으로 연임 대통령이 됐다. 당시 나폴리타노 대통령은 고령을 이유로 연임을 거부했지만 그해 2월 실시된 총선에서 확실한 승리를 거둔 정당이 없어 정부 구성이 어려워진 정치적 환경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대통령 직을 받아들였다.
이탈리아 대통령은 의회에서 선출되며 총리 임명권을 비롯해 의회 해산과 조기 총선을 요구할 수 있는 권한을 갖고 있다.
나폴리타노 대통령이 정식 사임하면 의회는 15일 이내에 58개 지역 대표들과 함께 새로운 대통령을 선출해야 한다. 대통령 후보는 3번까지의 투표에서 3분의 2 이상의 표를 얻어야 선출되며, 4번째부터는 다수결로 결정된다.
후임 대통령 선출은 이탈리아 역사상 최연소 총리인 마테오 렌치에 중요한 시험대가 될 수 있다고 저널은 전망했다.
박병희 기자 nut@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