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키워드는 '고전'과 '실험'
[아시아경제 조민서 기자]올해 뮤지컬시장의 키워드는 '고전'과 '실험'이다. 우리에게 익숙한 명작을 뮤지컬 무대로 옮겨놓은 작품들이 줄줄이 관객들을 기다리고 있다. '지저스 크라이스트 수퍼스타' '맨 오브 라만차' 등 이미 많은 마니아층을 거느리고 있는 작품뿐만 아니라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 '로빈훗' 등의 작품이 처음으로 국내 팬들을 만난다. '노트르담 드 파리'와 '시카고' '캣츠'는 오리지널팀의 내한무대로 만나볼 수 있다. 이 가운데 서태지의 음악을 배경으로 만든 창작뮤지컬 '페스트'와 조정래의 대하소설을 무대로 옮긴 '아리랑' 등 실험적인 작품들도 눈에 띈다.
◆국내 초연 무대…바람과 함께 사라지다 vs 로빈훗
우리에겐 비비안 리 주연의 영화로 친숙한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가 아시아 초연으로 이달 9일부터 2월15일까지 서울 예술의전당에서 공연한다. 1936년 마거릿 미첼의 동명 소설이 출판됐을 당시 6개월 만에 판매 100만부를 돌파했을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이번 공연에서 스칼렛 오하라 역은 바다와 서현(소녀시대)이, 레트 버틀러 역은 임태경과 주진모가 연기한다. 의적 '로빈훗'을 다룬 뮤지컬 '로빈훗'도 같은 달 23일부터 서울 신도림 디 큐브아트센터에서 선보인다. 2005년 독일에서 초연된 작품으로, 이번 한국어 라이선스 초연 공연에서는 유준상, 이건명, 엄기준이 주인공으로 캐스팅됐다. 불의한 권력에 맞서 부자들을 약탈하고 가난한 이를 돕는 의적 로빈훗의 활약이 무대에서 펼쳐진다.
◆ 오리지널팀의 내한…노트르담, 캣츠, 시카고
원조들의 무대를 감상할 수 있는 기회도 있다. 2005년 내한 공연 당시 암표상과 DVD 불법복제가 판을 쳤을 정도로 인기를 끌었던 '노트르담 드 파리'의 프랑스 오리지널팀이 1월15일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을 다시 찾는다. 프랑스의 대문호 빅토르 위고가 1831년 발표한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아름다운 집시여인 '에스메랄다'와 종지기 '콰지모토', 음유시인 '그랭구와르' 등 다양한 인간 군상들이 등장한다. 4대 뮤지컬 중 하나인 '캣츠'도 4월 세종문화회관에서 내한공연을 연다. 객석을 자유자재로 넘나들며 활약하는 고양이들의 모습이 압권인 작품이다. '시카고'의 해외 내한공연은 오는 6월 국립극장에서 열린다. 1920년대 격동기의 미국 시카고를 배경으로 한 이 작품은 관능적 유혹과 살인이라는 테마를 다룬 블랙코미디다.
◆ 인기 뮤지컬 다시 한 번 더…'지저스 크라이스트 수퍼스타' VS '맨 오브 라만차'
록뮤지컬로 많은 마니아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 '지저스 크라이스트 수퍼스타'는 6월 샤롯데씨어터에서 관객들을 만난다. 예수가 죽기 전 7일간의 이야기를 유다의 시선으로 파격적으로 재해석한 작품으로, 3~4옥타브가 훌쩍 넘는 노래들은 웬만한 성량의 배우들도 소화하기 힘든 것으로 유명하다. 뮤지컬 팬들은 올해 어떤 배우가 캐스팅될지에 벌써부터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돈키호테의 모험담을 담은 '맨 오브 라만차'는 올해 한국 초연 10주년을 맞았다. 소설 돈키호테의 저자 '세르반테스'가 이야기의 주인공인 '돈키호테'가 되어 꿈과 희망에 대해 노래하는 극중극 형식의 작품으로, 1965년 브로드웨이에서 초연됐다. 10주년 공연은 오는 7월 디큐브아트센터에서 진행된다.
◆ 눈에 띄는 창작뮤지컬…아리랑 vs 페스트
광복 70주년을 맞아 조정래의 대하소설 '아리랑'이 창작 뮤지컬로 제작돼 오는 7월 LG아트센터에서 공연된다. 원작이 일제강점기 우리 민족의 저항과 투쟁, 해방의 역사를 그렸다면 뮤지컬은 회화적 요소와 기계장치(오토메이션)를 활용해 장대하고 역동적인 무대를 만드는 데 중점을 뒀다. 연출 고선웅, 작곡 김대성, 음악감독 박칼린, 무대 박동우 등 국내에서 내로라하는 제작진들이 의기투합했다. 서태지의 음악을 배경으로 한 뮤지컬 '페스트'도 하반기 개막을 목표로 준비 중에 있다. 알베르 카뮈의 소설 '페스트'의 내용에 '너에게' '발해를 꿈꾸며' '컴백홈' 등 서태지의 음악을 접목 시킨 실험적인 창작극이다. 서태지가 직접 대본 및 편곡 작업을 감수했다.
조민서 기자 summe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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