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희준 외교·통일 선임기자]북한이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 1위원장이 지시한 양강도 삼지연군 '베개봉 스키장' 건설과 백암군 '새땅찾기'에 동원한 주민들을 모두 철수시킨 것으로 알려졌다.백두산 주변의 강추위로 수많은 동상환자들이 발생한데다 땅이 깊이 얼어 작업이 불가능하기 때문인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의 자유아시아방송(RFA)은 30일(현지시간) 스키장 건설에 동원됐던 양강도의 한 주민소식통을 인용해 삼지연 스키장 건설에 동원됐던 사람들이 17일에 모두 철수했다고 전했다.
이들은 삼지연에서 혜산까지 140리 길을 걸어서 돌아온 것으로 전해졌다.
당초 계획대로라면 기존의 소형 점프활주로(슬로프)를 확장하고 새로 4개의 활주로를 건설해야 하나 땅이 60㎝ 깊이까지 얼어붙은 데다 밤 기온이 섭씨 영하 26도까지 내려가 공사를 할 조건이 되지 않았다고 이 소식통은 설명했다.
건설자들이 숙식을 하던 체육촌은 전기로 난방을 보장하도록 돼 있는데 전기가 전혀 오지 않아 건물은 바깥이나 다름없이 추웠고 아침이면 세숫물조차 공급되지 않아 온갖 고생을 다 겪었다.
북한은 17일 김정일 사망 추모행사를 마친 뒤 군인들만 남겨놓고 동원된 주민들을 모두 귀가시켜 20일 만에 활주로 공사를 끝내라던 김정은의 지시는 결국 7일 만에 백지화됐다고 그는 덧붙였다.
다른 소식통도 백암군 1만 정보 '새땅찾기'에 동원된 노동자들과 농민들이 25일까지 전원 철수했다고 전했다.
백암군 '새땅찾기'는 기존 1만 정보의 농장주변에 새로 1만 정보의 땅을 개간해 관광지로 활용할 수 있는 대규모의 감자초원을 만든다는 계획으로 북한은 공사기간을 내년 4월 초까지로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 소식통들은 "수십만명의 노력이 동원되는 건설을 여기저기에 계속 벌려 놓으면 겨울철 거름생산을 못하게 된다"면서 "비료도 없는데 거름생산마저 못하면 내년도 농사를 포기해야 한다"고 말해 북한 당국이 내년 농사를 위해 동절기 건설 사업을 일부 중단했을 수도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박희준 외교·통일 선임기자 jacklond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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