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노미란 기자] 에볼라 환자 치료가 이뤄지고 있는 시에라리온에서 미검증 치료제의 환자 투약으로 인해 마찰이 일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23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은 시에라리온 수도 프리타운의 라카 에볼라 치료센터에서 근무하는 영국 의료진 14명이 치료센터 운영을 맡은 이탈리아 비정부기구(NGO) 이머전시의 미검증 치료제 실험에 대한 부작용 가능성을 제기하며 작업 참여를 중단했다고 보도했다.
이머전시는 치료센터에 수용된 에볼라 환자를 대상으로 집중 투약 치료를 시행하면서 검증되지 않은 '아미오다론'을 사용해 안전성 논란에 휘말렸다.
특히 한국 구호대가 배정받은 프리타운 가더리치 치료센터에서도 이머전시가 같은 치료법을 적용하기를 고집해 영국과 마찰을 빚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미오다론은 심장박동 이상 조절약으로 쓰이고 있지만 에볼라 바이러스를 무력화하는 것으로도 알려져있다. 에볼라 환자에 대한 치료 효과는 아직 검증되지 않은 것으로 부작용에 대한 가능성이 제기되는 약이다.
영국 의료진이 제기하는 부작용은 불규칙한 심장박동, 간과 신장 기능 저하 등으로 오히려 환자 사망률만 높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라카 치료센터의 에볼라 환자 사망률은 현재 다른 지역보다 높은 67%에 이르고 환자들이 원인불명의 호흡기 이상 증세를 보이고 있다.
영국 의료진은 이런 투약실험과 관련이 있다고 보고 투약 실험 과정에서 놓아야 하는 혈관 주사를 통해 감염 위험도 커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라카 센터에서는 지난 10월 이후 의료진 2명이 에볼라에 감염돼 독일과 이탈리아에서 이송 치료를 받고 있다.
또 의료진이 위험한 투약 치료에 매달리느라 탈수 치료와 위생 처치 등 환자 보호 노력이 뒷전으로 밀리고 있다고도 지적했다.
영국의 의료 자선기관 웰컴 트러스트의 제러미 파라 대표는 "에볼라 치료제로 검토됐다가 제외된 아미오다론의 위험성을 단정할 수 없지만 절차를 무시한 무분별한 투약은 위험하다"고 비판했다.
반면 이머전시의 로젤라 미치오 시에라리온 책임자는 "라카 치료센터의 환자 사망률은 58~59%로 일반적인 수준(50~60%)과 차이가 없으며 환자들에게는 모든 치료 과정을 설명하고 있으며 환자들도 의료진을 신뢰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노미란 기자 asiaro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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