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연속 홀드왕, 다음 시즌엔 선발 전환…"겨울 동안 체인지업 연마해 10승 올릴 것"
[아시아경제 나석윤 기자] 프로야구 넥센의 오른손투수 한현희(21)는 늘 선발투수로 뛰고 싶었다. 하지만 지금까지는 구원 역할만 했다. 지난해(69경기 5승 1세이브 27홀드 평균자책점 3.21)에 이어 올해(66경기 4승 2패 2세이브 31홀드 평균자책점 3.20)도 '홀드왕'에 올랐다.
그에게 선발로 뛸 기회가 왔다. 한현희는 "어서 부딪혀 보고 싶다"고 했다. 염경엽 넥센 감독(46)은 내년에 프로 4년째를 맞는 한현희를 선발투수로 쓸 생각이다. 염 감독은 "내년이 (한)현희 야구인생에 큰 전환점이 될 것"이라며 "마정길(35)과 김영민(27)이 현희의 자리를 메운다"고 했다. 내년부터 팀당 경기수가 144경기(기존 128경기)로 는다. 각 구단은 5선발 체제에서 6선발 체제로 전환해야 한다. 안정된 선발진 확보가 시즌 판도에 큰 영향을 줄 수밖에 없고, 넥센도 마찬가지다.
한현희도 달라져야 한다. 긴장한 가운데 짧은 이닝을 밀도 있게 던지는 구원투수와 달리 선발투수는 되도록 긴 이닝을 던져야 한다. 올해까지 한현희는 최고구속 150㎞에 이르는 빠른 공에 슬라이더를 섞어 던졌다. 기교를 부리기보다는 공의 힘으로 타자와 상대했다.
그러나 선발투수는 힘만으로 던져서는 안 된다. 그래서 한현희는 체력을 강하게 단련하고 공을 던질 때 완급을 조절하는 능력을 향상시키려 한다. 겨우내 웨이트트레이닝을 열심히 하고 전지훈련지에 가면 변화구를 더 익혀 던질 수 있는 공의 가짓수를 늘릴 생각이다. 특히 체인지업을 더 다듬어야 한다. 한현희가 땅볼을 유도하기 위해 지난해부터 간간이 던진 구종이다. 그는 "길게 던지려면 범타를 유도하는 효율적인 투구가 중요하다. (체인지업은) 내게 꼭 필요한 구종"이라고 했다.
한현희의 내년 목표는 선발투수로 시즌 끝까지 던지면서 10승 이상을 올리는 것이다. 올해 넥센에는 10승 이상을 거둔 토종 투수가 없다. 문성현(23)이 9승(4패 1홀드 평균자책점 5.91)을 기록했지만 시즌 도중 2군에 내려가면서 스무 경기밖에 등판하지 않았다. 한현희는 "집중력을 잃지 않기 위해 노력하겠다"며 "(조)상우와 (손)승락이형이 뒤에 있는 만큼 자신에 있게 승부하겠다"고 덧붙였다.
야구에만 집중할 수 있는 환경도 조성됐다. 한현희는 17일 올해(1억2500만원)보다 1억500만원(인상률 84%) 오른 2억3000만원에 2015년 연봉 계약을 했다. 2년 연속 홀드왕에 오르며 팀의 창단 첫 한국시리즈 진출에 기여한 공이 반영됐다.
올해 한현희에게는 유독 '처음'이라는 수식어가 많았다. 성인 국가대표에 선발돼 처음으로 아시안게임에 출전했고, 데뷔 후 첫 한국시리즈도 경험했다. 한국시리즈(2.1이닝 5실점 평균자책점 19.29)에서는 다소 부진했지만 값진 경험을 했다.
나석윤 기자 seokyun1986@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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