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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대표팀 '독수리 5형제'가 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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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리 슈틸리케 감독, 전지훈련 통해 깜짝 발탁 예고…연습 중 득점 올린 강수일·이종호가 한발 앞섰지만 이용재·이정협·황의조도 만만찮아

축구대표팀 '독수리 5형제'가 떴다 축구대표팀 공격수[그래픽=이주룡 기자 lj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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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귀포=아시아경제 김흥순 기자] "헤이, 여기!"

축구대표팀이 제주 서귀포 시민축구장에서 전지훈련을 시작한 15일. 강수일(27ㆍ포항)은 의욕에 넘쳤다. 가벼운 패스 훈련을 하는데도 눈빛이 이글거렸다. 빈 공간에 선 자신에게 공이 오지 않자 두 팔을 앞으로 내밀고, 오른손을 흔들며 애타게 동료들에게 신호를 보냈다. 멀리 지나가는 공을 따내기 위해 그라운드에 뒹굴기도 했다. 이어진 과제는 20m 거리를 두고 드리블한 뒤 반대편에 있는 선수에게 패스하는 훈련. 그의 동작은 옆머리를 짧게 친 모히칸 헤어스타일만큼이나 눈에 띄었다. 공을 받기 전 빠르게 고개를 돌리며 가상의 수비수를 속이는가 하면 헛다리짚기로 발재간도 부렸다. 달리는 걸음은 고무공처럼 탄력이 넘쳤다.


그는 축구를 시작할 때부터 늘 꿈꾸어온 국가대표 선수로서 첫 일정을 끝까지 진지하게, 그리고 뜨겁게 채웠다. "배운다는 자세로 도전하겠다"는 다짐처럼 매순간에 집중했다. 훈련 도중 짬이 날 때도 스트레칭이나 팔굽혀펴기를 하는 등 가만있지 않았다. 그가 입은 회색 훈련복 웃도리는 비와 땀에 젖어 유난히 색깔이 짙어 보였다. 훈련을 마치고 숙소로 돌아가면서 강수일은 "정말 열심히 했다"는 짧은 한 마디로 소감을 대신했다.

울리 슈틸리케 감독(60ㆍ독일)은 21일까지 진행되는 이번 전지훈련을 통해 '깜짝 발탁' 가능성을 언급했다. 내년 1월(9~31일) 호주에서 열리는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에 대비한 포석. K리그와 일본 J리그, 중국 슈퍼리그 소속 선수들이 주축이 된 스물여덟 명 가운데 눈도장을 받은 한두 명을 새 얼굴로 채울 수 있다고 했다. 현재로서는 주인이 없는 최전방 공격수 자리를 새 얼굴이 채울 가능성이 크다.


강수일은 공격수 후보 다섯 명 가운데 한 명이다. 그와 경쟁할 이종호(22ㆍ전남), 이용재(23ㆍ나가사키), 이정협(23ㆍ상주), 황의조(22ㆍ성남)는 모두 이번에 처음으로 태극마크를 달았다. 대표팀 코칭스태프가 소속팀 경기와 2014 인천아시안게임을 지켜보며 고른 선수들이다. 슈틸리케 감독이 요구하는 조건은 열정. 기량은 이미 확인한 만큼 그라운드에서 간절함을 보여준 선수에게 기회를 주겠다고 공언했다. 원톱과 2선 공격수 등 자리에 구애받지 않고 가장 좋은 공격진을 구성하겠다는 계획도 덧붙였다. 마무리 훈련으로 진행한 8대 8 미니게임은 특별한 전술 없이 공격을 주고받는 과정을 8분씩 반복했다. 위치와 역할은 선수들의 판단에 맡겼다. 슈틸리케 감독은 대신 운동장을 천천히 돌며 선수들의 움직임을 주시했다.


축구대표팀 '독수리 5형제'가 떴다 울리 슈틸리케 축구대표팀 감독


강수일은 전방에서 골대를 향해 쇄도하거나 측면으로 자리를 옮겨 득점 기회를 노렸다. 부지런한 움직임으로 결국 한 골을 넣었다. 왼쪽에서 홍철(24ㆍ수원)이 길게 올린 공을 골대 오른쪽에서 헤딩슛으로 연결해 그물을 흔들었다. 그러나 득점을 성공한 뒤에도 만족하지 않았다. 공격을 재개하는 상대 팀의 패스를 차단하기 위해 곧바로 방향을 바꿨다.


강수일의 분발은 상대 팀 원톱 공격수로 나선 이종호의 경쟁심에 불을 붙였다. 이종호도 세 차례 슈팅을 시도한 끝에 한 골을 넣었다. 그는 오른쪽 엉덩이 근육을 다친 김승대(23ㆍ포항)를 대신해 지난 13일 대표팀에 합류했다. 대체 선수로 뽑혔으나 기량은 경쟁 선수들에 뒤지지 않는다. 올 시즌 K리그 클래식 서른한 경기에 나와 열 골과 도움 두 개를 기록했다. 대표팀 공격수 다섯 명 가운데 가장 많은 공격 포인트를 올렸다. 전남에서는 측면 공격수를 주로 맡았으나 몸싸움에 능하고 슈팅이 뛰어나 원톱으로도 활용할 수 있다. 인천아시안게임에서도 김신욱(26ㆍ울산)을 대신해 최전방 스트라이커로 뛰며 두 골을 넣었다.


이종호의 경기 스타일은 빠른 발과 드리블 돌파를 앞세운 강수일과 다르다. 슈틸리케 감독도 "이종호는 대표팀 코칭스태프 모두 긍정적으로 평가해 발탁했다"며 기대감을 나타냈다. 호주행 티켓을 향한 첫 번째 대결. 나란히 득점을 올린 강수일과 이종호가 한 발 앞서 경쟁체제를 구축한 모양새다. 나머지 경쟁자들도 자극을 받았을 것이다. 좁은 관문을 통과하려는 이들의 열기에 서귀포의 비바람이 무색하다.




김흥순 기자 spor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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