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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초대석]나주로 본사 옮긴 뒤 겹경사 이상무 한국농어촌공사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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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어촌, 인프라 갖추면 삶의 품격이 생긴다.
'촌스럽다'는 말을 '여유있다'란 뜻으로 바꿀 것


교육·의료·문화·일자리 등 필수여건
도시만큼 키워야 인구유입도 기대
"한국은 세계 최고의 농업기술 보유국"
베트남 등 16개 사무소서 352억 매출

[아시아초대석]나주로 본사 옮긴 뒤 겹경사 이상무 한국농어촌공사 사장 ▲이상무 농어촌공사 사장은 지난달 28일 가진 인터뷰에서 "농어촌에 대한 인식을 '한적하고 여유 있는 힐링공간'으로 바꿔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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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담=최창환 대기자] 한국농어촌공사는 지난 10월 나주에 위치한 광주전남혁신도시로 본사를 옮긴 뒤 겹경사를 맞았다. 내년에 올해보다 2204억원(8.1%) 늘어난 2조9557억원의 예산을 확보했다. 재난 관리 우수기관으로 선정돼 대통령 표창을 수상했다. 베트남 정부로부터 훈장도 받고 베트남 농업혁신을 위한 공동사업도 추진키로 했다.

'행복한 농어촌을 만드는 글로벌 공기업' 이란 공사의 새 비전은 이렇게 차곡차곡 실현돼 가고 있다. 최근 서울 충무로 아시아경제미디어타워에서 만난 이상무 한국농어촌공사 사장은 열정과 자신감이 가득했다. "그 생각부터 뜯어고쳐야 합니다." 공사를 떠올리면 '촌(村)' '촌스럽다'는 이미지가 떠오른다고 말문을 열었더니 폭포수처럼 답변이 쏟아진다. 농촌의 현실과 개선방향이 망라돼 있다.


“농어촌문제는 고질적인 문제입니다. 공장만 짓는다고 젊은이들이 농촌으로 돌아오는 게 아닙니다. 교육, 의료, 문화, 생활여건을 동시에 확충해야 합니다. 농어촌 생활이 도시 못지않게 편리하고 삶의 품격까지 높일 수 있다는 인식을 갖도록 하는 게 중요합니다.”


이 사장은 농촌의 혁신은 인식의 변화에서 시작하고 인식의 변화는 생활, 문화인프라의 확충에서 비롯된다고 강조했다. 정부도 예산지원과 규제완화 등을 통해 다양한 지원방안을 마련하고 민간자본도 유치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를 통해 “농촌에 대한 인식을 '한적하고 여유 있는 힐링공간'으로 바꿔야 한다”며 공사가 변화에 앞장서겠다고 다짐했다.


그는 일거리 마련이 선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제조업의 유치, 관광산업의 확대, 6차산업 육성 등 농어촌의 현실과 사회적 필요를 지역사정에 맞게 잘 조합시키는 게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기업유치와 관련해서는 “농촌에서 원료조달이 쉽고 입지가 불리하지 않은 제조 기업들을 적극적으로 유치해야 한다”며 “이를 위해 농지나 건축 관련 규제를 개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공사가 보은군과 함께 조성한 보은산업단지를 사출성형업체 우진플라임과 계열사가 모두 매입해 입주한 사례를 들었다. “농촌에 산단을 조성하고 기업이 입주하면 지역의 변화를 빠른 속도로 이끌 수 있다”며 “기업도 사원숙소를 짓고 교육센터도 만들어 지역경제에 파급효과가 크다”고 말했다.


아울러 농업 용수를 공급하기 위한 저수지를 관광자원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수변지역 개발 사업을 확대하겠다고 이 사장은 밝혔다. 그는 “저수지 가장자리에 둘레길을 조성하면 그 자체로 관광상품이 된다”면서 “앞으로 지자체와 함께 저수지 관광상품을 적극적으로 만들겠다”고 전했다.


대표적인 예로 전라남도 장성댐 수변개발구상을 꼽았다. “광주 상무대가 장성에 자리 잡으면서 연간 3만명의 군인과 방문객 10만명이 온다”며 “장성호를 놀거리와 먹거리, 힐링공간을 제공하는 관광명소로 만들겠다”고 알렸다. 농업과 제조업, 서비스업이 함께 가는 6차산업의 중요성도 강조했다.


“농촌을 혁신하려면 공사혁신이 선행돼야 하고 직원행복이 선행해야 합니다.” 이를 위해 정보통신기술(ICT)을 공사 내부업무에 접목시키고 있다. 이 사장은 “취임하면서 가장 먼저 조직 내 대면경제와 문서보고를 없앴다”며 “태블릿PC를 활용한 스마트워크 시스템을 적용해 업무효율성을 높였다”고 말했다.


[아시아초대석]나주로 본사 옮긴 뒤 겹경사 이상무 한국농어촌공사 사장 ▲이상무 농어촌공사 사장은 저수지를 관광자원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수변지역 개발 사업을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취임 후 야근·주말근무를 없애고 회식문화도 개선했다. 재택근무를 늘리고 시간선택제도 도입할 계획이다. 출장이 잦은 외근직에 대해서는 고정 좌석도 없앴다. 사물함에 물건을 두고 빈 좌석을 그때 그때 찾아 일하도록 했다.


이 사장은 “농촌의 변화를 얘기하는 사람들이 과거의 방식을 답습한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라며 “갑작스러운 변화에 직원들도 처음에는 많이 당황했지만 지금은 오히려 좋아하고 있다”고 했다.


스마트기술을 농업 현장에 접목시키는 사업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그는 “기온이나 호우, 태풍 등 날씨정보와 위성원격탐사, 농경지 분포 등을 종합 분석해 재해 예상위험과 피해 규모를 예측하고 전파하는 ICT를 연구하고 있다”며 “농업용수 공급과 관리에 있어서도 원격으로 용수현황을 파악하고 통제하는 통합물관리시스템을 개발해 정보화, 과학화된 물 관리를 추진하겠다”고 언급했다.


이 사장의 몸은 지방에 있지만 눈은 세계를 향했다. “우리는 세계 최고의 농업기술을 보유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새마을운동을 통해 단기에 성장한 노하우와 경험이 있다”며 “개발도상국의 식량확보와 농업발전 지원은 국가 간 협력과 지역통합을 주도하는 외교적 의미를 담고 있다”고 역설했다.


성과도 나오고 있다. 농어촌공사는 베트남, 필리핀, 태국에 주재사무소를 신설했으며, 올해 물관리와 방조제 사업 등 해외 16개 사업을 진행해 352억원의 매출을 올리기도 했다. 과거 5년 연평균 수주액이 76억원에 불과했던 것에서 비약적인 발전이다. 그러나 이 사장은 아직 배고파 한다. “아직 멀었다. 이제 시작일 뿐”이라는 것이다.


공사는 현재 태국과 미얀마, 베트남과 물관리 기술 수출 위한 시범사업을 추진 중이며 러시아, 라오스, 인도네시아 등으로 확대할 예정이다. 미얀마와는 민간·공공 파트너십 방식의 농업개발 등도 논의 중이다. 지난 9월에는 광주에서 62개국 1345여명의 정부 각료와 전문가가 참여한 국제관개배수위원회 총회를 개최하기도 했다. 이 자리에서 태국, 키르기즈공화국, 이란과 농업협력을 확대키로 했다.


이 사장은 해외사업 수주, 저수지를 이용한 태양광 발전산업, 공사의 노하우를 이용한 지역개발사업 등을 공사의 미래 먹거리로 생각했다. 예산에만 의존하지 않고 공사의 최고 기술력과 노하우를 활용해 적극적으로 수익모델을 개발한다는 구상이다.


그는 본사 대강당을 500석 규모의 아트홀로 바꿨다. 서울 세종문화회관에 버금가는 음향, 조명시설도 갖췄다. 공사 사옥에 축구장, 농구장, 테니스코트는 물론 탁구대와 당구대, 요가시설도 만들었다.


이 사장은 “지방으로 이전하는 것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있지만 세계화 시대에 수도권과 지방이 무슨 차이인가”며 “직원이 행복해야 농어촌이 행복할 수 있다는 생각으로 조직 문화를 만들겠다”고 덧붙였다.




정리=오현길 기자 ohk041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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