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병희 기자] 그리스 증시가 11일(현지시간) 또 폭락했다.
이날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아테네 증권거래소의 아테네 종합지수는 전거래일 대비 7.35% 폭락한 827.98로 거래를 마쳤다.
조기총선 실시 가능성이 높고 유럽연합(EU)과 재정 긴축에 반대하는 제 1야당 '급진좌파연합(시리자)'가 집권할 수 있다는 불안감이 투매 요인으로 풀이된다.
여론조사업체 알코가 이날 발표한 정당별 지지율 조사에서 시리자는 28%로 1위를 유지했으며 현 집권 연립정부를 이끌고 있는 신민당의 지지율은 23.2%에 그쳤다. 이어 극우정당인 황금새벽당이 5.4%로 3위를 기록했고 연정의 소수정당인 사회당(4.7%), 공산당(4.3%), 포타미(4.3%) 등의 순이었다.
연정은 국민이 조기 총선을 원하지 않는다며 의회가 반드시 대통령을 선출해야 한다고 촉구했지만 야당들은 대선을 부결시켜 조기 총선을 치르겠다는 의지를 거듭 강조했다. 그리스는 상징적 국가원수인 대통령을 의회에서 선출한다. 만약 의회가 대통령 선출에 실패하면 해산하고 21일 안에 총선을 치러야 한다.
신민당 대표인 안토니스 사마라스 총리는 이날 의원총회를 열어 연정이 추대한 스타브로스 디마스 대통령 후보에 대한 지지를 독려했다.
사마라스 총리는 국민이 조기 총선을 원하지 않는다며의원들이 책임 있게 행동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시리자가 승리하면 그리스는 재앙을 맞을 것"이라며 "외국 투자자들이 시리자의 선거 계획에 경악하고 있다"고 말했다.
반면 시리자의 알렉시스 치프라스 대표는 의회의 대통령 선출이 3차 투표까지 가더라도 부결될 것이라며 무소속 의원들을 대상으로 반대표를 던지도록 설득할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연정에서 탈퇴한 민주좌파의 포티스 쿠벨리스 당수도 디마스 후보에 찬성표를 던지지 않을 것이라며 연정의 조기 대선 결정은 결국 조기 총선을 결정한 것이라고 말했다.
아테네 종합지수는 조기 대선 결정이 발표됐던 이틀 전 12.8% 폭락했고 전날에도 1.0% 하락했다.
박병희 기자 nu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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