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창환 기자] 정보통신기술(ICT) 업종 중소기업들의 경영악화 우려가 큰 것으로 조사됐다. 경기 침체로 인해 내수 판매가 줄어들고 있는데다 업체 간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자금 조달도 쉽지 않아 정부가 나서서 대책을 마련해 주지 않는 이상 경영난에 대한 우려는 쉽게 줄어들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10일 벤처기업협회가 미래창조과학부와 함께 ICT 업종에 속한 임직원 300명 미만의 중소기업 1800여개를 대상으로 경영상태를 최근 조사한 결과 31.7%가 1년 전 대비 경영 상황이 악화됐다고 응답했다. 이는 지난해보다 경영이 호전됐다고 답한 비율인 24.1%보다 7.6%포인트 높은 수준이다.
경영상태가 악화된 이유로는 내수판매 부진이 65.8%로 가장 높았다. 이는 최근 국내 경제의 침체기가 길어지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내수판매 부진에 이어 업체 간 과당 경쟁이 12.2%, 납품조건 악화 9.7%, 판매대금 회수부진 8.2%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기업을 운영하는데 가장 큰 애로사항으로는 자금 확보가 28.6%로 나타났다. 뒤를 이어 인력확보가 22.1%, 판매부진이 20.7%, 기술혁신과 신제품 개발 부진이 17.7%, 소비심리 위축이 14.6% 순으로 나타났다.
종사자 규모별로는 100명 미만 기업은 자금확보를 경영상 가장 큰 애로사항으로 응답했고 100명 이상인 기업에서는 인력확보라고 대답해 작은 기업일수록 자금부족에 시달리는 것으로 조사됐다.
자금조달 과정만 두고 조사한 결과 대상 기업들 중 42.8%는 자금조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대답했다. 반면 원활하다는 답변은 9.6%로 소수에 불과해 많은 기업들이 회사 운영 및 연구개발(R&D) 자금 확보가 쉽지 않다고 밝혔다.
자금조달이 어려운 이유로 제품 판매 부진이라고 응답한 비율이 37.5%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뒤를 이어 수익성 저하가 22.8%, 판매대금 회수지연이 18.7%, 금융기관 대출곤란이 13% 순으로 나타났다.
자금조달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정부차원의 지원이 필요하다는 분석이지만 최근 3년 동안 정부지원을 받지 못한 기업이 60%에 달해 정부의 ICT 중소기업 지원이 충분하지 못했다.
벤처기업협회 관계자는 "ICT 업종 내 많은 중소기업들이 경영 악화를 고민하고 있었다"며 "경영상태를 개선하기 위해서는 정부의 자금지원과 정책지원 등이 가장 필요한 것으로 조사됐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번 조사는 지난 6월부터 8월까지 3개월 동안 이뤄졌으며 창업한 지 1년 이상의 중소기업 을 대상으로 방문, 우편, 팩스, 이메일 조사 등이 병행됐다.
이창환 기자 goldfis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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