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 성장 잠재력이 큰 중국 ICT 시장
中 영향력 저가 스마트폰 넘어 UHD TV, 웨어러블기기로 확산
중국 인터넷 사업자의 국내 전자상거래, 콘텐츠 사업자 제휴 활발
[아시아경제 이초희 기자] 글로벌 스마트폰시장의 리딩사업자인 애플, 구글과 어깨를 나란히 한 화웨이, 알리바바 등 중국 정보통신기술(ICT)사업자들의 한국 공습이 본격화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KT경제경영연구소는 내년 10대 주목할 ICT 이슈 중 하나로 중국 ICT시장을 꼽았다. 거대 내수시장과 해외 사업자 모방 전략으로 빠르게 성장한 중국 ICT 업체들의 글로벌 영향력이 점차 커지고 있다는 얘기다.
특히 한국시장에서는 저가 단말 및 온라인 결제, 전자상거래, 디지털 콘텐츠 등의 인터넷 서비스시장이 중국의 영향을 많이 받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한국 위협하는 中…막강 내수 등에 업고 영향력↑= IDC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 ICT 시장 규모는 3646억 달러(약 400조원)로 향후 13.7% 성장하며 2015년에는 그 규모가 4731억달러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저가 단말 중심의 중국 스마트폰 제조사들은 글로벌시장에서 이미 입지를 다지고 있다. 화웨이, ZTE 등의 기존 사업자 외에 최근 샤오미를 비롯한 신생 업체들이 글로벌시장에서 부상 중이다. 2분기 기준 중국 스마트폰 제조사들의 총판매량은 글로벌 시장의 28% 비중을 차지하며, 중국 내수시장을 제외한 해외 판매 비중은 26%에 달한다.
화웨이, ZTE와 같은 1세대 중국 단말 사업자들의 해외 판매 비중은 전체 판매량의 40% 수준이다. 전춘미 KT경제경영연구소 연구위원은 "샤오미를 비롯한 2세대 사업자들도 인도, 브라질 등을 대상으로 적극적인 진출을 모색하고 있어 향후 중국 기업들의 글로벌 비중은 점차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글로벌 단말시장에서 약진 중인 화웨이, 샤오미 등의 중국 사업자들은 최근 한국 시장 진출을 본격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국내시장에 진출한 중국 저가 단말인 화웨이의 'X3', 샤오미의 'Mi4' 단말은 삼성 및 애플과 견줘도 손색이 없는 사양을 갖추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가격은 이들의 절반 수준에 불과해 경쟁력을 갖고 있다.
KT경제경영연구소는 최근 알뜰폰(MVNO) 경쟁 본격화 및 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단통법) 통과 등 국내시장 환경이 변화하고 있는 점을 고려할 때, 중국 단말들의 가격우위가 두드러지면서 '외산폰의 무덤'이었던 국내시장도 '차이나 공습'을 맞이할 것으로 전망했다.
중국 사업자들은 최근 웨어러블 디바이스시장까지 진출하면서 단말 생태계를 강화하고 있다. 중국 화웨이, 레노버 등의 단말 업체들은 최근 스마트 워치, 스마트 글래스 등의 다양한 웨어러블(착용 가능한) 디바이스를 잇따라 출시하고, 구글 글래스나 삼성 갤럭시 기어와 유사한 성능 및 외향을 가지면서도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을 내세우고 있다.
샤오미는 올해 'Mi4' 스마트폰 출시와 함께 약 1만원대의 초저가 스마트 밴드를 출시하였다. 샤오미의 최고경영자(CEO)인 레이쥔은 "현재 시계 알람, 전화 알림, 운동량 정보 등의 기능을 제공하는 샤오미 밴드가 미래에는 집의 에어컨, 전등 등 가전과 연결하는 스마트홈의 리모컨과 같은 중요한 역할을 담당할 것"으로 전망하였다.
◆中 'BAT' 경쟁 치열…콘텐츠 사업자 제휴 활발= KT연구소에 따르면 인터넷 분야의 경우, 3대 사업자인 BAT(바이두·알리바바·텐센트)의 중국시장 내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자사의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자국 내 사업자와의 제휴뿐만 아니라 글로벌 사업자와의 협력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미국은 물론 한국의 우수한 게임, 비디오 등의 디지털 콘텐츠를 확보하기 위해 최근 국내 관련 기업에 대한 대규모 투자와 협력을 활발하게 추진 중이다. 중국 온라인 게임 1위 사업자인 텐센트는 국내 CJ 게임스, 조이시티 등과 제휴해 자사 중국 내 게임 콘텐츠 경쟁력 강화를 도모하고 있다. 중국 온라인 비디오 1위 사업자인 바이두 역시 텐센트와 유사한 전략을 펼치고 있지만 게임시장보다는 SM 기획이나 JYP 등 엔터테인먼트 사업자와의 제휴에 더 집중하고 있다.
한류 열풍으로 중국 소비자들의 한국 온라인 쇼핑, 결제 등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 알리바바 및 텐센트 등 중국 전자상거래 사업자들은 중국 소비자들의 이러한 시장 수요를 겨냥, 국내 온라인 쇼핑 사이트나 결제 사업자와의 제휴를 적극 나서고 있다. 텐센트의 경우 자사 결제 서비스 '텐페이'를 확장하기 위해 국내 전자결제대행사(PG) 다날과 국가 간 결제 서비스를 제휴했다.
알리바바도 이미 국내의 KG 이니시스, 카페24 등과 제휴 중이며, 올해 한국 지사를 설립해 국내 사업자들과 관계 형성에 무게를 싣고 있다.
한편 지난달 10일에는 한중 양국 간 경제 전반을 포괄하는 자유무역협정(FTA)가 타결됐다. 이를 통해 양국간의 거래 장벽은 낮아질 전망이며, 특히 중국이 타 국가와의 FTA에서 처음으로 전자상거래를 비롯한 인터넷 서비스 분야를 포함시킨 것이 주목할 만하다고 KT연구소는 진단했다.
홍승표 정보통신기술진흥센터 기술정책단 산업분석팀장은 "내수시장을 기반으로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중국 ICT 산업은 분명 기회이자 위협 요소"라며 "최근 중국 ICT 기업들이 가진 글로벌 경쟁력과 혁신적인 역량은 국내 기업들에게 위기로 다가오고 있지만 이를 기회로 맞아들이기 위해 중국을 이해하고 새로운 비즈니스 동반자로서의 인식 전환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이초희 기자 cho77lov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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