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소연 기자] 홈쇼핑에서 판매하는 순금 가격이 한국표준금거래소보다 30~50% 가량 비싼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현대홈쇼핑과 인터파크의 가격이 높았다.
10일 소비자문제연구소 컨슈머리서치가 골드바 형태의 순금제품을 판매하는 홈쇼핑 4곳과 오픈마켓 4곳, 은행 4곳 등 총 12개사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홈쇼핑 판매가격이 가장 높은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 11월26일부터 12월5일까지 10일간 롯데홈쇼핑, 현대홈쇼핑, CJ오쇼핑, GS홈쇼핑 등이 방송을 통해 판매한 24k 순금 골드바(100g 기준) 가격은 최저 679만원에서 최고 754만5000원에 달했다.
금융감독원과 고용노동부 정식인증업체인 한국표준금거래소의 100g 골드바가 12월5일 기준 496만4000원인 것에 비해 182만~258만원 높은 것이다.
현대홈쇼핑은 110g짜리 골드바를 830만원에 판매했다. 이를 100g 단위로 환산하면 754만5454원으로 표준금거래소보다 258만원(52%) 가량 더 받는 셈이었다.
100g제품을 판매하는 롯데홈쇼핑은 표준금거래소에 비해 가격이 202만6000원(40.8%) 높고 GS홈쇼핑(100g 환산가)도 214만5000원(43.2%) 비싼 것으로 조사됐다. 가장 가격차가 적은 CJ오쇼핑은 표준금거래소에 비해 180만원(36.7%) 높았다.
오픈마켓은 최저가인 경우에도 표준금거래소보다 금값이 비쌌다. 최고가 기준 인터파크는 표준금거래소보다 79만6000원(16%) 비싸 가장 큰 격차를 보였다. 11번가는 2.7%, 옥션은 4.4% 차이가 났다.
인터파크는 최저가도 표준거래소보다 76만4395원(15.5%) 비싸 가장 가격이 높았다. G마켓은 24K 골드바 101.25g(100g 환산)이 단 한 제품만 판매됐는데 표준금거래소보다 47만9200원(9.7%)이 비쌌다.
반면 은행 창구에서 판매되는 골드바 가격은 표준금거래소에 가장 근접했다. 신한은행과 우리은행, 국민은행, 하나은행은 국제시세에 따라 금값을 수시로 조정해 판매하고 있는데 조사기간 중 시가와 종가를 살펴본 결과, 표준금거래소와 가격 차이가 0.3~0.6%에 그쳤다.
홈쇼핑업체들은 각종 사은품과 무이자할부 등의 혜택을 제공하고 있지만 실은 그 비용이 순금 가격에 전가돼 고스란히 소비자의 부담으로 돌아가고 있었다.또 환금성이 높은 순금 골드바는 업체마다 판매단위와 구매 조건이 달라 소비자들이 가격을 비교하기가 매우 어려웠다.
1돈(3.75g)부터 25g, 37.5g, 50g, 55g, 100g, 101.25g, 110g 등 판매단위가 제 각각인데다 정확한 가공비도 공개하지 않아 1g당 가격도 판매단위마다 달랐다. 특히 홈쇼핑의 경우 각종 사은품과 장기 무이자할부 혜택을 얹어주는 방식으로 마케팅을 펼쳐 소비자들이 정확한 금값을 산정하기가 쉽지 않았다.
실제 현대홈쇼핑의 경우 돌반지 1g짜리 7개 가격 70만원, 진주목걸이 39만9000원등 109만9000원 가량의 사은품과 12개월 무이자할부 혜택을 주고 있었다. 무이자할부 최대 이자(이율 21.8% 적용시) 88만6905원을 합산하면 198만5905원의 부가혜택이 주어지는 셈인데 이를 반영해도 표준금거래소보다 59만5549원을 더 지불해야 했다.
다른 홈쇼핑업체들도 사은품과 무이자할부 혜택을 전부 반영해야 표준금거래소 판매가격에 근접해 소비자들이 사은품 가격과 이자비용을 스스로 부담하는 셈이었다.
이번 조사는 업체마다 중량이 각기 달라 가장 많은 업체들이 판매하고 있는 100g짜리 골드바를 기준으로 했고, 해당 제품이 없는 경우 가장 근접한 제품의 1g당 가격을 100g으로 환산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컨슈머리서치 최현숙 소장은 “홈쇼핑업체들은 사은품과 카드무이자할부를 내세워 소비자를 현혹하지만 실제로는 소비자가 모든 경제적 부담을 떠안아야 하는 상황”이라며 “유통채널별로 꼼꼼히 비교해서 합리적인 가격에 구매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소연 기자 nicks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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